BMW 디자인총괄 "중국차·테슬라엔 스토리 없어…아이오닉은 눈길"
"BMW의 전통과 가치 반영하려 노력…모방 아니라 이야기 주도해야 살아남아"
(뮌헨=뉴스1) 이동희 기자 = "BMW는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브랜드로, 전통이 부족한 중국 브랜드와 차이를 부각하고자 만들었다."
도마코 듀케 BMW 디자인총괄은 2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BMW그룹 미디어 데이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BMW 비전 노이어 클라쎄(BMW Vision Neue Klasse)를 통해 다음 세대에서도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반영하고자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독일 포르츠하임 디자인스쿨을 졸업한 듀케 총괄은 30년 가까이 자동차 디자인 분야에 종사한 전문가다. 폭스바겐과 시트로엥을 거쳐 2010년 BMW그룹에 합류했고, 2019년부터 BMW 브랜드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BMW가 가진 브랜드 '헤리티지'를 수차례 강조했다. 비야디(BYD)로 대표되는 중국 브랜드와 테슬라 등 신생 전기차 브랜드가 화려한 디자인과 기술을 앞세워 판매하는 가운데 BMW는 1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지닌 프리미엄 브랜드 정체성을 차세대 차량에서도 최우선시하겠다는 얘기다.
BMW그룹은 이날 최신 디자인과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모델의 콘셉트카인 BMW 비전 노이어 클라쎄를 공개했다.
아래는 듀케 총괄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노이어 클라쎄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비전 노이어 클라쎄를 통해 다음 세대에서도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반영하고자 했다. BMW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업이다. 중국의 신규 업체들은 전통이 부족하다. 이들과 차이를 부각하고자 했다. 멋진 차이면서도 모던하고 전통이 있는 차, 그리고 모든 사람이 사랑하는 차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전기차 시대에 BMW의 트레이드 마크 '키드니 그릴'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노이어 클라쎄를 통해 미래의 BMW 방향을 제시한다. 전기차를 만든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복잡한 기술이 들어가지만 원자재 수를 줄이는 '모어 위드 레스'(More with less)를 신경썼다. BMW에서 키드니 그릴이 중요한데 다양하게 바뀌었다. 앞으로도 이 키드니 그릴은 더 중요해질 것이다. 키드니 그릴 테두리의 크롬을 조명으로 대체해 낮은 물론이고 밤에도 보행자와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노이어 클라쎄를 보면 많은 요소가 사라졌다. 앞으로 무엇이 가장 먼저 사라질 것인가. ▶무엇이 먼저라고 꼭 짚어 말할 순 없다. 고객의 관점에서 부가가치를 주지 않는 것들은 사라질 수 있다. 고객이 필요한 것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BMW가 테슬라와 중국차보다 비싸다. 그럼에도 BMW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왜 사는지 생각해야 한다. BMW를 사는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로, 이런 가치를 차량에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
―노이어 클라쎄의 부품이 얼마나 줄어드나. ▶정확하게 얼마나 줄어드는지 말하기는 어렵다. 전체 미적인 요소를 고려해서 대비되는 부분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분리되는 소재를 사용했다. 인테리어만 봐도 느껴질 것이다. 센터 콘솔이나 에어콘 등 아주 절제된 디자인을 통해서 별도의 커버가 필요없도록 했다. 최소 50~60% 부품이 줄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파트에 따라서는 80% 줄어든 곳도 있다. 전체 부품이 얼마나 줄었는지보다는 스토리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다른 브랜드 차 중에서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업체도 멋진 디자인을 한다. 한 브랜드를 꼽긴 어렵다. 내가 눈여겨보는 곳은 모방하지 않고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만들어낼 잠재성이 있는 브랜드다. 현대차의 아이오닉도 그 사례로 볼 수 있다. 미래에 살아남는 브랜드는 차별화에 성공하는 곳이 될 것이다. 한 브랜드의 디자인이 성공한다고 따라하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야기를 주도하는 브랜드가 돼야 한다.
―최근 BMW의 전기차는 매우 급진적으로 변하고 있다. ▶비전 노이어 클라쎄는 전기차의 미래만 보여주는 게 아니다. 노이어 클라쎄는 앞으로 만들 내연기관차에도 적용한다. 전체적으로 소통하고 운전자의 경험을 중요시한 것이다.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 시설이 없다면 힘들 것이다. 디지털 경험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의 법률 규정을 준수하면서 운전자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노이어 클라쎄는 실내가 많이 바뀌었다. 탑승객이 어떤 배려를 느낄 수 있을까. ▶과거에는 운전이 중요했고, 인테리어를 보면 콕핏 이미지가 중요했다. 오늘날은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탑승객은 차에 갇혀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충분한 공간감을 느끼길 원한다. 인테리어 탑재 기술은 매우 복잡하지만 그런 기술이 너무 부각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운전자가 머물고 싶은 공간,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공간의 분위기 그리고 편안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고려했다.
―5 시리즈의 전기차인 i5의 측면이 슬림해 보인다. 비결이 무엇인가. ▶과거 5 시리즈보다 전고가 높아졌다. 3 시리즈는 스포티하고 민첩하다. 7 시리즈는 사회적 지위를 돋보이게 하는 차량이다. 5 시리즈는 우아한 세단으로 너무 부각되길 원하는 차는 아니다. 이것을 구현하기 위해 매끄럽고 우아한 느낌을 전하고자 했다. 차 길이가 5m가 넘지만 디자인 요소를 잘 결합해 라이트하고 슬림한 느낌을 연출하도록 했다. 이탈리아 차의 느낌을 주려고 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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