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프리즈 D-3] '카푸어·요시토모 나라' 미술거장 총출동···예술로 물든 서울
갤러리현대는 모리스·갠더 개인전
MZ 홀린 요시토모 한남동서 전시
메이저 갤러리, 강남에 분점 열어
작가따라 '큰 손 컬렉터'도 서울행
미술의 계절이 열렸다. 지난 해 7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리며 한국 미술 시장 규모를 1조 원 대로 끌어올린 ‘프리즈(Frieze) 서울’과 ‘키아프(Kiaf)’의(이하 키아프리즈)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 내 주요 미술관과 대형 화랑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평생 국내에서는 한두 번 밖에 볼 수 없을 정도로 관람 기회가 드문 해외 거장의 전시를 연이어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메이저 갤러리 관계자들과 유명 작가, 미술 컬렉터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만큼 국내 주요 미술관과 화랑들은 주목할 만한 대표 작가를 중심으로 기획전을 서울 곳곳에서 펼친다.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서울 종로구 삼청동은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 1번지’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중심으로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학고재 등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갤러리들이 이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9월을 전후로 삼청동 갤러리들은 일제히 현대미술 거장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먼저 국제갤러리는인도 출신 영국 현대미술 거장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전시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는 2016년 이후 7년 만에 열리는 작가의 개인전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흘러내리던 용암이 굳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검붉은 조각 작품을 선보였다. 카푸어가 사용권을 취득해 ‘카푸어 블랙’이라고 불리는 검은색 작품 연작도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갤러리현대는 사라 모리스, 라이언 갠더 두 개념미술가의 개인전을 마련했다. 사라 모리스는 정형화된 규격을 벗어나 특유의 기하학적 패턴으로 회화작품을 만드는 작가로, 도시의 건축을 추상적으로 표현한다. 라이언 갠더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NFT(대체불가토큰) 작품도 소개할 예정이다.
최근 용산구 한남동 일대는 MZ들 사이에서 ‘미술 동네’로 여겨진다. 리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카드 스토리지 등 대기업 연계 미술관이 다수 소재한 데다 미국·유럽 대형 미술관을 방문해야 볼 수 있는 수준의 현대미술 거장의 전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키아프리즈 기간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언어조각’으로 유명한 미국의 개념미술 작가 로렌스 위너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2021년 12월 작가가 사망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전시다. 국내에서는 처음 열리는 위너의 개인전이기도 한 만큼 47점의 드로잉, 포스터, 모션 드로잉 등을 두루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금 MZ세대가 가장 기다리는 전시는 바로 ‘요시토모 나라’ 개인전이다. 페이스갤러리는 5일부터 10월 21일까지 요시토모 나라 개인전을 진행한다. 커다란 눈에 단발머리를 한 여자 아이의 얼굴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는 지난 2005년 서울 로댕갤러리 개인전 이후 18년 간 국내에서 개인전을 열지 않았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140점의 도자기, 30점의 드로잉 작품 외에도,작가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작업 등도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 그간 작품을 아트페어, 경매 등을 통해서만 볼수 있었던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전세계 메이저급 갤러리들이 잇따라 서울에 분점을 오픈하고 있다. 이들이 주목하는 지역은 실제 구매력이 있는 이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압구정, 청담 등이다. 지난 4월 개관한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5일부터 10월 21일가지 세계적인 인기 작가 알렉스 카츠의 개인전을 연다. 작가는 96세의 고령에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60년 이상 그려온 꽃 그림과 최신작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은 한국과 일본 현대미술을 이끄는 대표 거장 이우환과 구사마 야요이의 2인전을 연다.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는 이우환의 초기 작품 ‘다이얼로그’ 연작과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 등 60여 점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이처럼 국내외 갤러리와 미술관이 약속이나 한듯 ‘거장’의 전시를 한꺼번에 쏟아내는 이유는 단연 9월 6일부터 닷새간 열릴 ‘키아프리즈’ 때문이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와 함께 열리는 영국의 프리즈는 전 세계 최대 아트페어 중 하나다. 특히 올해 프리즈는 아시아 컬렉터를 겨냥해 ‘포커스 아시아’ 등의 행사를 마련했다. 중국이 해외 단체 관광을 허용하면서 중화권 ‘큰 손’ 컬렉터들이 대거 한국을 방문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주요 갤러리들 역시 이 시기에 맞춰 가장 큰 전시를 열고, 해외 컬렉터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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