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하자마자…조선노조 파업 찬물
HD현대重 6일 총투쟁 예고
현대차는 토요특근 거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노동조합과 임금 및 단체 협상(임단협)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호황기를 맞은 조선 산업과 자동차 산업에서 이른바 '호황 파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노조들이 실적 개선을 이유로 임단협 요구 수준을 높이면서 파업을 협상 지렛대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분 파업 등이 발생할 경우 기업들은 모처럼 찾아온 호황기에 조업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3일 산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기아 등이 올가을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일 소식지를 통해 오는 6일부터 무기한 전면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22일 올해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이틀 뒤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된 바 있다. 합의안은 기본급 12만원(호봉 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350만원 지급, 휴양시설 운영예산 20억원 편성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인상분이나 격려금 규모가 기대에 못 미쳤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후 교섭에서 노조는 추가 인상을 주장했으나 사측은 급하게 추가 제시안을 낼 수는 없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31일 노조는 올해 임금협약과 관련해 처음으로 3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이달 4일과 5일에도 2시간 부분 파업을 한다는 방침이다.
노조의 8시간 전면 파업 예고는 조선업 호황을 기회로 삼아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강수로 분석된다. HD현대중공업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수주한 계약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기 시작하면서 지난 2분기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회사와 교섭 진행을 계속하고 있다"며 "부족한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지 등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노동단체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현대차 노조는 최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하는 등 본격적으로 파업 채비에 나섰다. 현대차 노조의 투표 결과 약 92%가 파업에 찬성했다.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호봉 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주식 포함)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연동해 최장 만 64세로 연장하는 내용도 담았다. 현대차 노조는 9월 둘째주부터 토요일 특근을 거부하고 이어지는 교섭에서 사측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하루 생산량이 2500대 수준이기 때문에 당장 이달부터 월 1만대가량 생산 차질이 발생한다. 사측은 노조와 지속해서 협의한 후 요구안에 대한 답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기아 노조는 올해 임단협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기아 노조 측은 지난달 31일 경기도 오토랜드광명에서 열린 올해 임단협 9차 본교섭을 끝낸 뒤 교섭 결렬 입장을 밝혔다. 노조 요구 사항은 현대차와 유사하다.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국민연금 수령 전년도까지 정년 연장, 신규 채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 노조는 오는 8일에 전체 조합원 대상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박소라 기자 /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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