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체육활동진흥법 개정 무색… 여학생들 여전히 ‘운동장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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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 초·중·고 여학생 중 교내 스포츠클럽 참여 인원이 절반에 그치는 등 여학생의 '운동장 소외'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서구 한 중학교 체육교사 송모(30)씨는 "여학생들이 2차 성징이 오면서 점점 운동장을 멀리하고, 또래 남학생에 비해 신체능력이 떨어져 체육활동을 잘 참여하지 않는다"면서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 방안을 위해 특별한 계획을 짜진 않고, 여학생끼리 배드민턴을 치라고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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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만 주 3회 이상 고강도 운동
女 체육활동 활성화안 홍보 미흡
학교별 세부계획 현황 파악 안 돼
전문가 “체육활동 접근성 떨어져
넷볼·킨볼 등 뉴스포츠 활성화를”
‘골 때리는 그녀들’, ‘사이렌’ 등 운동하는 여성들이 미디어 전면에 등장하며 2030세대 여성들 사이에서 운동 열풍이 불고있다. 반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 여학생 중 교내 스포츠클럽 참여 인원이 절반에 그치는 등 여학생의 ‘운동장 소외’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교육부와 각 학교장이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 방안을 의무적으로 수립·시행하도록 체육활동진흥법을 개정한 이후 7년의 성과로는 아쉬움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된 체육활동진흥법에 따르면 학교장은 교육부의 기본지침에 따라 매년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 세부계획을 수립·시행하고, 교육부 장관은 이를 평가해 결과에 따라 특별교부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본지가 ‘전국 교육청이 학교별 세부계획 수립 현황을 관리하는지’ 여부를 물은 결과 이를 수치화해 파악한 곳은 울산교육청 1곳뿐이었다.
서울 강서구 한 중학교 체육교사 송모(30)씨는 “여학생들이 2차 성징이 오고 남학생과 신체 차이가 나면서 점점 운동장을 멀리한다”면서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 방안을 위해 특별한 계획을 짜진 않고, 여학생끼리 배드민턴을 치라고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36년차 초등교사 김모(58)씨도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 방안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민표 학교체육진흥회 사무처장은 “여학생들이 체육활동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접근하기 어려운 체육 활동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넷볼, 킨볼과 같이 공을 무서워하는 학생도 쉽게 할 수 있는 뉴스포츠가 활성화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윤희씨도 “뉴스포츠는 중·고등학교보다는 초등학교 때부터 해야 체육활동의 장벽을 낮춰주는 데 효과적”이라며 “체육시간의 학습된 무기력을 가진 학생들에게는 무한한 기회를 줘서 효능감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학생들도 체격이나 운동 경험 수준이 유사한 학생들끼리 체육 활동을 했을 때 더 즐겁게 체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의 한 중학교를 다니는 권아랑(14)양은 “초등학교 때는 공도 무섭고 체육시간이 싫었다”며 “중학교에 와서 체육수업 때 핸드볼을 처음 해봤는데 공도 손에 딱 맞고, 팀 경기도 재밌어서 여자 핸드볼클럽에도 들었다”고 했다.
강 의원은 “학교체육진흥법에서도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를 명시하고 있는 만큼 유·청소년기 여학생의 체육활동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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