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악수하고 수영장 청소도…"AI로봇이 가전의 미래"

이새하 기자(ha12@mk.co.kr) 2023. 9. 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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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탑재한 휴머노이드
사람들과 실시간 소통하며
병원·요양원서 물건 운반 맡아
한국 로봇기업들 대거 참가
머스크의 스페이스X 첫 부스
에너지효율 A등급 기술 향연
프랑스 기업 인챈티드 툴스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에서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가진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 '미로카이'를 공개했다. 미로카이는 병원과 요양원, 호텔 등에서 물건을 운반하는 용도로 개발됐다. EPA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국제가전전시회 'IFA 2023'이 열린 독일 베를린 국제회의센터(ICC).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가진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이 관람객과 눈을 마주쳤다. 마치 사람과 사람이 마주 보는 듯했다. 악수를 건네자 로봇이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관람객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날 관심을 끈 주인공은 프랑스 인챈티드 툴스가 제작한 '미로카이(MiroKai)'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미로카이는 병원과 요양원, 호텔 등에서 물건을 운반하는 로봇이다. 두 발 대신 탑재된 공을 움직여 이동했다. 통상 인간형 로봇은 딱딱하거나 어색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인간과 함께 생활하려면 친숙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미로카이가 탄생했다.

올해 IFA 2023에선 예년에 보기 어려웠던 '로봇'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진화한 로봇 청소기는 물론이고 인간형 로봇, 로봇 개 등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기술도 여럿 있었다.

미국 싱귤래리티넷은 인간형 로봇 '데즈디모나'를 전시했다. AI가 탑재된 데즈디모나는 관람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긴 머리에 고글을 쓴 여자 얼굴이었는데, 마네킹보다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중국 기업 유니트리는 카메라와 라이더를 탑재한 사족 보행 로봇 개 '고2'를 전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개 '스팟'과 비슷한 형태다. 가격은 1600달러(약 211만원)에서 시작해 수천만 원을 훌쩍 넘는 스팟에 비해 경쟁력이 있었다.

보수적이었던 IFA가 로봇에 마음을 연 이유는 사실상 포화 상태인 가전 시장에서 로봇이 돌파구가 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이 로봇을 새 먹거리로 꼽고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전시회에선 로봇 청소기의 진화도 눈에 띄었다. 또 다른 부스에선 물로 가득 찬 수조 속에서 로봇 청소기가 분주히 움직였다.

미국 기업 에이퍼가 만든 수영장 청소 로봇 '서퍼S1'이다. 이 제품은 태양광으로 충전해 수영장 바닥과 벽을 꼼꼼히 최대 10시간까지 청소한다. 잔디 깎이 로봇과 알아서 쓰레기를 비우는 로봇 청소기까지 다양한 신기술이 공개됐다.

한국 로봇 기업도 대거 참가했다. 협동 로봇부터 다목적 로봇팔 등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총출동했다. 전시 부스는 'K로봇'의 기술력을 보러 온 외국인 관람객들로 북적거렸다. 부스 직원들은 유창한 영어로 기술력을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올해 전시를 관통하는 또 다른 주제 중 하나는 '지속 가능성'이다. IFA는 올해 처음으로 '지속 가능한 마을'이라는 주제로 공간을 꾸몄다.

이 전시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3m 높이의 고철 로봇이 보였다. 부서진 오븐과 태블릿 PC, 고장 난 진공청소기 등 독일 전역에서 나온 가전 폐기물로 만들어진 로봇이다. 독일 보험업체 베르트가란티가 작품 '쓰레기 인간'으로 유명한 설치미술가 하 슐트와 손잡고 만들었다.

올해 처음으로 IFA에 참가한 미국 테슬라는 이 공간에 '모델Y'를 전시했다. 친환경적인 전기차 모습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도 위성 기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내세워 IFA에 부스를 차렸다.

올해 가전전시는 영문 대문자 'A'의 향연이었다. 독일 기업들은 부스 곳곳에서 유럽연합(EU) 에너지 효율 최고등급인 A등급 가전임을 자랑했다. 독일 밀레는 모든 전시 제품에 에너지 등급은 물론 100분당 소비하는 전력까지 적어 걸어뒀다. 독일 리페르는 커다란 알파벳 'A' 종이 표지판과 함께 에너지 효율등급이 높은 가전만 따로 전시해두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등급보다 전력 사용량이 40% 이상 적은 세탁기를 공개했다. LG전자는 또 에너지 효율등급 A+++로 시장에 나온 제품 가운데 가장 효율이 높은 건조기와 고효율 세탁기를 선보였다.

올해 IFA 2023에선 '추억의 기업'인 대우전자와 현대전자도 모습을 드러냈다. 2021년 튀르키예 가전 업체 베스텔이 대우전자 상표권을 확보하면서 새로 가전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대전자는 정몽혁 회장이 이끄는 현대코퍼레이션의 가전 브랜드다.

[베를린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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