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찐고수는 ETF 사업자에 투자

김정범 기자(nowhere@mk.co.kr) 2023. 9. 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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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TF 겨냥 상품 올 16%
전세계 규모 4년새 2배로
지수사업자 운용사도 이익
美시장 전세계 71%차지
블랙록·S&P 등 핵심 투자

전세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1경원을 넘어서는 성장세를 보이면서 ETF 가치사슬에 투자하는 펀드가 각광받고 있다. 과거 금광 채굴 열풍이 불었을 때 청바지 사업자가 큰 수익을 냈던 것처럼 ETF 시장 팽창에 따라 이익을 내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 자산운용사, 지수사업자, 거래소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 관련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올 들어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 미국ETF산업Top10 Indxx ETF는 올 들어 15.9% 오름세를 보였고, 키움투자자산운용 코세프(KOSEF) 미국ETF산업STOXX ETF도 연초 이후 10% 상승했다.

상장하는 ETF가 늘어날수록 수익 증가가 예상되는 기업을 집중적으로 편입한다. KOSEF 미국ETF산업STOXX ETF는 편입종목이 20개로 다양한 기업에 분산 투자가 가능한 반면, KODEX 미국ETF산업TOP10 Indxx ETF는 상위 10개 기업으로 추려 보다 압축적으로 투자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미국ETF산업STOXX ETF는 블랙록, 찰스슈왑 등 주요 ETF 운용사뿐만 아니라 S&P 글로벌, MSCI 등 지수사업자를 편입 비중이 높다. 가령 전세계 주요 운용사들은 ETF를 상장할 때 이들 지수사업자가 설계한 지수를 가져와야 한다. 뿐만 아니라 ETF 순자산 규모에 비례해 지수 사용료도 지불해야 하는 구조다. 키움투자자산운용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국 상장 SPDR S&P500 ETF 트러스트(SPY)는 연간 60만달러 수준의 지수 사용료를 S&P에 지불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뉴욕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ICE), 시카고상품거래소를 운영하는 CME 그룹 등에도 투자한다. 이들 거래소는 ETF 상장 숫자가 늘고 거래가 활발해지면 거래소의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가령 CME 그룹의 경우 연초 이후 주가가 20% 가량 상승세를 보였다.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마케팅사업부장은 “미국 ETF 시장은 연평균 2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거래 편의성으로 미국 공모펀드 시장이 ETF로 옮겨가고 있다”며 “ETF 시장이 확대로 운용사뿐만 아니라 지수사업자, 거래소가 동시에 성장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ETFGI에 따르면 전세계 ETF 순자산 규모는 2018년 4조6830억달러(약 6200조원)에서 올해 7월 10조6140억달러(1경4000조원)수준으로 4년여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ETF 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 겨냥하고 있는 미국 ETF 시장은 전세계 ETF 순자산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압도적인 1위 시장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ETF 순자산 규모 지난해 말 6조8730억달러에서 올해 7월 7조4600억달러로 규모가 증가했다. 5월 말 기준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숫자만 3100여종이 넘고, 미국의 1위 운용사 블랙록의 ETF 자산 규모만 3000조원을 넘어선다.

이같은 전세계적인 ETF 성장흐름에 따라 국내 ETF 순자산 규모 역시 연초 79조원 수준에 최근 106조원으로 30%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ETF는 특정 자산, 지수의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거래소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는 금융 상품이다.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고 편입 종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고 거래 편의성이 떨어지는 기존 공모펀드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는 평가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핵심 자산에 대한 손쉬운 분산 투자가 가능하고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 부각되며 ETF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며 “가령 코스피200 ETF를 매수하는 것만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코스피200 지수에 고루 투자할 수 있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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