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C), 투자(I), 정부(G), 무역수지(XM) 어느 하나…하반기 경기 회복에 ‘적신호’[기로에 선 실물경제]

2023. 9. 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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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3년만에 최대폭 감소…투자, 11년 4개월만 최대폭 감소
‘정부 지출 재원’ 국세수입, 전년 대비 43.4조↓
수출, 11개월째 감소…수입 감소폭 더 커 경기 침체 우려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국내총생산(GDP)=민간소비(C)+기업투자(I)+정부지출(G)+순수출(XM, 수출-수입)’ 등식에서 우변이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경기가 살아나 여전히 ‘상저하고(上低下高)’가 유효하다는 입장이지만, 하반기 첫 지표는 이같은 정부의 전망이 장밋빛 기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소비(C), 전월 대비 3.2%↓…투자(I), 8.9%↓

3일 통계청에 따르면 하반기 첫 달인 7월 소비와 투자는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3.2% 줄며 2020년 7월(-4.6%) 이후 3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가 5.1%, 의복 등 준내구재가 3.6%,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2.1% 각각 줄었다. 특히 승용차 판매가 12.3% 급감했다.

예년에 비해 비 오는 날이 많아 외부 활동이 어려웠던 점도 소매판매 위축에 영향을 줬다.

차량판매 감소는 투자 지표에도 영향을 미쳤다.

설비투자는 8.9% 줄어 2012년 3월(-12.6%) 이후 11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법인의 자동차 구매 실적 등 운송장비 투자가 22.4% 줄었고, 기계류 투자는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승용차 판매 감소가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감소에 공통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감산에 따른 단기적인 투자조정, 건설경기의 불확실성, 가계부채 부담 등이 소비·투자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했고, 지난 6월 ‘차량 개별소비세 인하조치’ 종료가 소비와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지출(G), 전년 대비 57.7조원↓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 8월호(2분기 기준 누계)에 따르면 2분기 누계 총수입은 국세·세외수입이 감소함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38조1000억원이 감소한 296조2000억원을, 총지출은 코로나 사업 축소, 지방교부세·교부금 정산분 감소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57조7000억원 감소한 35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재부는 코로나19 위기 대응 사업과 소상공인 손실보상 사업이 종료되면서 총지출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6월 말 기준 55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걷은 돈보다 지출로 쓴 돈이 이만큼 많다는 의미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83조원 적자였다.

6월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정부가 제시한 올해 연간 전망치(-58조2000억원)를 웃돌았다.

기재부는 “2분기에는 주요 세입이 적어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가장 심화하는 흐름으로, 작년과 비교하면 18조9000억원 개선된 수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지출의 재원이 되는 국세 수입의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7월까지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조4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세수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세입 예산안보다 모자란 세수 규모는 매달 커지는 모습이다.

올해 남은 기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세금을 걷는다고 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 대비 48조원 부족하다.

정부는 올해 세수를 다시 추계해 이르면 이번주 발표할 예정이다.

수출(eXport), 11개월째 감소…수입(iMport), 전년 대비 22.8%↓

산업통상자원부의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8월 무역수지는 8억7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가 지난 6월부터 흑자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8월 수출액은 518억7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8.4% 줄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석유제품,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단가 하락과 지난해 8월 수출이 역대 8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 등이 8월 수출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산업부는 분석했다.

월간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11개월 연속해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2018년 12월∼2020년 1월(14개월간)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다.

전체 수출 흐름에 큰 영향을 주는 반도체의 8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 줄어 증가율이 13개월째 마이너스였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반도체 수출이 15% 증가해 1분기 저점 이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단가 하락 등 여파로 석유제품(-35%), 석유화학(-12%), 철강(-11%) 등도 수출이 줄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역대 8월 실적 중 최고 수준을 나타내며 14개월 연속 수출 증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 수출 출하는 전월대비 14.5% 감소했다. 1987년 8월 15% 감소한 이후 35년 11개월만에 최대 폭으로 격감했다.

8월 수입액은 510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2.8% 감소했다.

유가 등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 추세에 따라 원유(-40%), 가스(-46%), 석탄(-42%) 등의 수입이 줄었고, 반도체, 반도체 장비, 철강 등의 수입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추경호 “9월 이후 지표 개선될 것…민간 주도로 시장 회복해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9월 이후부터는 수출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지표들이 상당히 괜찮아 질 것”이라며 “상반기에 0.9% 성장했는데 하반기에는 1.7% 내지 1.9%, 2.0%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특히 반도체는 9월 이후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말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 중 연구개발·보조금 예산이 구조 조정된 것과 관련해 “나눠먹기식의 방만한 예산을 줄이고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빚내서 재정 지출을 늘려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고 결국은 민간이 주도하고 시장이 (회복의) 중심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예산안 및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연합]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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