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셋 시장 3년뒤 30조…첨단 MR 판 커진다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2023. 9. 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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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LG 헤드셋 동맹
메타, 고사양 제품 개발 유리
LG는 메타버스 시장에 진출
'퀘스트4 프로'로 명명 가능성

메타가 LG전자와 전격적으로 손잡은 것은 애플이 내년에 초고가 증강현실(AR) 헤드셋인 '비전프로'를 출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할 정도로 메타버스 시장을 집중 공략해왔다. 하지만 경쟁사 애플이 3499달러(약 460만원)대 고가·첨단 AR 장치를 내놓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이에 메타는 하드웨어 명가 LG전자와 연합 전선을 구축해 맞불을 놓을 기기를 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보기술(IT) 업체 관계자는 3일 "메타가 2020년 이후 브랜드를 '퀘스트'로 통일하고, 고가 제품을 '프로'라고 작명했다"며 "LG전자와 함께 개발하는 제품 역시 '프로'로 명명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2014년 헤드셋 업체 오큘러스를 인수한 후 2019년까지 오큘러스라는 브랜드를 사용했다. 하지만 2020년 45만원대 메타 퀘스트2, 2022년 144만원대 메타 퀘스트 프로를 각각 내놓으면서 브랜드를 통일했다. 9월 열리는 메타의 연례 행사 '메타 커넥트 2023'에서는 약 66만원짜리 '메타 퀘스트3'가 나올 예정이다. 2024년에는 200달러 미만 저가 모델이, 2025년에는 LG전자와 합작으로 고가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계에서는 합작 모델 이름을 '메타 퀘스트4 프로'로 추정한다. 그만큼 고사양 제품이라는 이야기다.

메타는 LG전자와 손잡고 애플 비전프로를 타도할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LG전자 역시 협업을 통해 메타버스 시장에 깊이 발을 디딜 수 있다. 양산이 확정되면 LG그룹 계열사의 각종 부품까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가 양산을 맡고, 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에너지솔루션 등이 부품을 공급하는 것이 큰 그림이다.

현재 메타·LG전자 외에도 애플과 삼성전자·구글이 AR·가상현실(VR) 초고가 헤드셋 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삼각 축이 형성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3'에서 구글 퀄컴과 차세대 확장현실(XR) 헤드셋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애플은 지난 6월 연례 세계 개발자 대회인 'WWDC'에서 3499달러대 고가 헤드셋을 내년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공간 컴퓨팅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특히 비전프로에는 센서 5개와 카메라 12개, 애플이 만든 전용 칩을 장착했다. 삼성전자·구글 진영은 이 같은 발표에 출시일을 미루고 고가 제품으로 개발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그만큼 판이 커진 것이다. 현재 시장 관심은 이들 빅테크가 얼마나 고가 산업을 키울지에 쏠려 있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애플 비전프로와 메타 퀘스트 사이에 제품을 위치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하드웨어는 애플처럼 프리미엄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반 대중이 보다 쉽게 접근하도록 애플보다 가격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메타와 LG전자 역시 이와 유사하게 2000달러 전후로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공동 개발을 통해 메타는 손쉽게 기술력을 확보하고 LG전자는 신성장 동력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제 가전을 넘어 집과 상업 공간, 차량을 포함한 이동 공간, 더 나아가서는 가상 공간인 메타버스까지 고객의 삶이 있는 모든 공간에서 고객의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트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을 선언한다"며 "현재 메타버스와 관련해 몇몇 파트너사와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화될 때 내용을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2019년 혼합현실(MR)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AR·VR 헤드셋 시장 규모는 지난해 67억8000만달러(약 9조원)에서 2026년 229억달러(약 30조원)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저가 제품에서는 중국산 업체가 점유율을 확대 중이며, 고가 제품에는 빅테크가 뛰어들고 있다. 아울러 중간 가격대는 소니가 콘솔 게임인 플레이스테이션을 앞세워 공략 중이다. 특히 소니는 549달러(약 80만원)대 '플레이스테이션 VR2'를 출시하고 메타의 아성에 도전한다. 시장 분석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AR·VR 시장에서 메타 점유율은 2022년 1분기 77%에서 올해 1분기 49%로 줄어들었다. 반면 소니는 올해 1분기에 무려 32% 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메타는 이 같은 경쟁자의 도전에 중저가와 중간 가격 제품을 직접 개발해 선보이고, 고가 제품은 LG전자와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정면 돌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혼합현실(MR) 헤드셋

실제 환경에 가상의 객체를 겹쳐서 보여주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과 완전한 가상세계인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의 장점을 결합한 기기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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