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메신저 메디TALK] 눈건강 지키는 책과의 거리는 50㎝
◆ 건강메신저 메디TALK ◆
최근 아이를 키우고 있거나, 본인이 10·20대라면 현재 근시가 얼마나 만연한 문제인지 체감할 것이다. 이미 2012년 근시의 심각성이 학술지에 보고됐는데, 19세 대한민국 징병 대상 남성의 96.5%는 근시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즉 젊은 사람들 대부분은 근시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근시란 물체의 상이 망막 앞쪽에 맺히는 굴절 이상으로, 대개 초점거리에 비해 눈의 앞뒤 길이가 길어져서 생긴다. 근시가 한번 생기면 이미 버린(?) 눈이라고 생각해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안경을 쓴 뒤로도 근시는 계속 진행한다. 근시로 인한 문제는 무거운 렌즈를 착용하고, 정기적으로 돈이 들고, 뜨거운 국물을 먹을 때 렌즈에 김이 서리는 것만 있는 게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질병이다. 근시가 진행하면서 황반변성, 망막박리, 녹내장 등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안과질환 위험도가 눈덩이처럼 늘어난다. 우리 몸은 시각계를 특히나 귀하게 여긴 나머지 고도의 적응기전을 마련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때문에 근시 변화는 성인에 근접한 나이까지도 활발히 일어난다. 최근에는 성인에게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인된다. 성인기의 근시 진행은 각종 스마트 기기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눈의 발달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광학 카메라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가정해 보자. 주요 부분을 설계도와 몇 ㎜ 틀리게 만든다면 결과가 어떨까? 끔찍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눈도 꽤 정밀하게 만들어져야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문제는 우리 몸은 유기체라는 점이다. 태어난 이후 계속 자라기도 한다. 이러한 장애물을 극복하고자 진화과정에서 획기적인 방법이 마련됐다. 처음부터 정확하기는 어려우니 살짝 원시(상대적으로 짧은 눈 길이)로 시작한 뒤 원시 정도에 따라 상이 흐리게 보이는 것을 신호 삼아 조금씩 눈을 길게 만들어 맞추는 방법이다. 현대사회의 비극은 이 원리가 원시를 벗어난 사람에게도 작동한다는 것이다. 바로 사물을 가까이에서 볼 때 그런 일이 생긴다. 물체를 가까이에서 볼 때 발생하는 흐림 신호가 눈을 길게 만드는 것이다. 슬픈 일이다. 인류가 진화했던 시점에는 환경이 지금 같지 않았다. 현대의 인류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과도한 근거리 작업 환경(특히 스마트폰 사용)에 직면했다. 눈은 계속 흐린 상을 마주하고, 내재된 '적응' 신호를 따라 길어진다. 늘어난 풍선이 얇아지듯 눈 내부는 점점 얇아지고 신경은 비틀려 심각한 눈질환이 생길 수 있는 구조가 된다. 나쁜 행동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모든 노력의 첫걸음이다. 각자의 상황에서 가능한 만큼의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래 몇 가지 생활 팁을 기재한다.
첫째, 독서·컴퓨터 작업 장소는 밝게 유지한다. 단 심한 강도의 빛은 눈의 피로를 유발하므로, 장기적으로 눈이 부시지 않은 한도 내에서 가급적 환한 환경이 좋다. 주변 시야도 영향을 주므로 가급적 트인 공간에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둘째, 차량처럼 흔들리는 곳에서 책이나 스마트 기기를 보는 것은 피한다. 셋째, 독서 시 책과의 거리를 최소한 30㎝ 이상, 가능하다면 50㎝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넷째, 작은 스마트폰보다는 가급적 큰 모니터를 사용한다. 모니터 역시 시청 거리가 1~1.5m 이상 되어야 좋다. 현실적으로 무리일 때도 있겠지만, 큰 모니터를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인데 귀찮다는 이유로 작은 화면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다섯째, 독서나 스마트 기기 사용 시 20~30분마다 중간중간 눈을 떼고 휴식을 취한다. 여섯째, 밝은 낮에 외출 시 가급적 멀리 시선을 두면 근시에 대해 보호 효과가 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지 않고 먼 산 등 풍경을 보면서 걸으면 좋은 효과를 저축하는 것과 같다. 일곱째, 1년에 한 번씩은 증상이 없더라도 안저검사를 하고 특히 -6디옵터를 넘는 고도 근시가 있는 경우 굴절교정수술로 안경을 벗는다 해도 안과 검진을 매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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