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쇼크에 심란한 美... “中 핵심기술 발전 막는 데 실패”

이용성 기자 2023. 9. 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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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메이트 60 프로에는 중국이 자체 생산한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가 사용됐다면서 "첨단 반도체 수입 및 생산을 막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신분야에서의 진보를 늦추려는 미국의 의도가 먹히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 CCTV 산하 영어방송 채널 CGTN은 메이트 60 프로가 2019년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후 처음으로 '최상위급 프로세서'를 탑재했다면서 중국 반도체 기업 SMIC(中芯國際·중신궈지)가 메이트 60 프로에 쓰인 반도체를 생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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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지난달 29일 출시한 ‘메이트 60 프로’가 “미 정가에서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핵심기술 발전을 막는 데 실패했다는 우려를 촉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화웨이 직원이 중국 선전에 있는 한 매장에서 메이트 60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WP는 메이트 60 프로에는 중국이 자체 생산한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가 사용됐다면서 “첨단 반도체 수입 및 생산을 막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신분야에서의 진보를 늦추려는 미국의 의도가 먹히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최신 스마트폰을 공개하면서 어떤 프로세서가 쓰였고 몇세대 이동통신이 가능한지 등 핵심 특징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CCTV 산하 영어방송 채널 CGTN은 메이트 60 프로가 2019년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후 처음으로 ‘최상위급 프로세서’를 탑재했다면서 중국 반도체 기업 SMIC(中芯國際·중신궈지)가 메이트 60 프로에 쓰인 반도체를 생산했다고 전했다.

WP는 SMIC가 메이트 60 프로용 칩을 생산하는데 적용했다는 ‘7나노’ 공정의 경우 2018년 출시된 애플 아이폰에 들어간 칩에 쓰인 기술과 동급이며, 대만 TSMC가 제조 중인 최신 아이폰용 칩에는 현재 ‘4나노’ 공정이 쓰인다고 밝혔다.

미국 전문가들은 고강도 제재에도 불구하고 첨단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컨설팅회사인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의 선임부사장인 폴 트리올로는 “미국 기술 없이도 서방의 최첨단 모델만큼은 아니어도 상당한 성능의 제품을 설계·생산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언급했다.

화웨이는 지난달 29일 정오부터 자사 공식 온라인몰에서 ‘화웨이 메이트 60 프로’ 모델의 예약 판매를 전격 시작했다. 정확한 출시일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9월 12일 전후로 추정된다. 화웨이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철저히 비밀에 부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스마트폰 업계는 “사전 유출이나 마케팅 하나 없이 예약판매에 돌입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화웨이 선전 본사의 로고.

화웨이의 스마트폰은 ‘P’와 ‘메이트’ 두 가지 라인으로 나뉜다. 매년 3월엔 P 시리즈를, 9월엔 메이트 시리즈를 출시하는 식이다. 그러나 2019년 5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미국 수출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일정이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5G용 첨단 반도체를 제조하거나 공급받을 수 없게 됐고,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OS)에도 접근할 수 없게 됐다.

결국 2021년엔 P50 출시가 4개월 가까이 늦춰졌고, 2022년엔 아예 신제품이 나오지 않았다. 메이트 60의 전작인 메이트 50 역시 2021년을 건너뛰고 2022년 9월에서야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 경쟁력은 급격히 추락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0년 1억9000만대에 달했지만 2021년엔 3500만대로 82% 급감했다. 한때 세계에서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달렸지만 이후 9위까지 하락했다. 그러다 올해 3월 4G 모델인 P60을 공개하며 이전의 사이클로 복귀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분기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해 스마트폰 제조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화웨이의 시장점유율은 13%로 5위까지 올라섰다. 화웨이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는 4000만대에 달한다.

화웨이 '메이트 60'. /화웨이 홈페이지 캡처

한편 화웨이의 메이트 60 프로 공개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와 고율 관세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러몬도 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시점에 맞춰 이뤄졌다. 이는 미국의 제재에 대한 ‘저항의 표현’으로 보인다고 WP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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