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멧돼지를 추적하는 사람들이 있다…‘전염병을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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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연구실과 동아리 활동을 통해 야생 조류에 대한 경험을 쌓고 있는데, 관심이 많은 야생 포유류에 대해서는 배울 기회가 없어 늘 아쉬웠습니다. 앞으로 야생동물 전문조사원으로 생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습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이 주관하는 '제2기 야생동물 실태조사 전문인력 양성사업'에 참여 중인 김동원(23·삼육대 동물생명자원학과 3)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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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력으론 야생동물 매개 질병 기초조사도 못 해
“10년간 포유류 준전문가 200~300명 양성 필요”
“학교에서 연구실과 동아리 활동을 통해 야생 조류에 대한 경험을 쌓고 있는데, 관심이 많은 야생 포유류에 대해서는 배울 기회가 없어 늘 아쉬웠습니다. 앞으로 야생동물 전문조사원으로 생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습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이 주관하는 ‘제2기 야생동물 실태조사 전문인력 양성사업’에 참여 중인 김동원(23·삼육대 동물생명자원학과 3)씨의 말이다. 그는 지난 8월19~20일 강원도 평창에서 진행된 박쥐류 실태조사에 참여했다.
수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지리산 등에서 3년 동안 멧돼지 서식 밀도조사를 하는 강형문(32)씨도 “비전공자이지만 야생동물에 관심과 애정이 많다. 전문성을 갖춘 조사원이 돼 야생동물 보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물과 사람 사이에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동물 질병에 대응하기 위해 야생동물의 밀도 변동과 생태, 개체군 동태 등 생태적 기초자료 확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야생 포유류 실태조사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그동안 정확한 조사가 어려웠다.
이에 국립생물자원관과 서울대 야생동물 실태조사 전문인력양성 사업단은 2021년부터 전국 규모의 야생동물 실태조사를 수행할 수 있는 준전문가 그룹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도 제2기 사업단을 꾸려 지난 4월29일부터 14주간 기본 직무교육을 마치고, 지난 7월29일부터 교육생 36명 중 25명의 수료생을 대상으로 심화 교육 중이다.
기본 직무교육에는 약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36명이 참여했다.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생물학, 동물, 산림, 환경 관련 전공자이거나 야생동물에 관심이 큰 일반인들로 꾸려졌다. 직무교육에서 교육생들은 천수만 간척지 농림지역, 지리산 고산지대 산림과 하천 수변 지역 등 다양한 형태의 서식지에서 야생동물 생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기본적인 야생동물 실태조사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
이어 심화교육에서는 11월25일까지 기본적인 야생동물 조사방식을 넘어 전문적인 조사방법을 배우게 된다. 산악지역 포유류, 멸종위기종(산양, 담비, 노루, 삵, 산토끼 등)의 흔적과 서식지 조사, 소형 포유류(설치류) 포획 조사, 외래종 포유류(뉴트리아, 사슴 등) 조사와 관리, 박쥐류 초음파 모니터링을 통한 생태연구 실습 등이다.
민미숙 서울대 사업단장은 “야생동물 조사인력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수렵 및 유해 야생동물, 멸종위기종 실태조사 사업 등에 활용되어 우리나라 야생동물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사업단은 2021~22년 제1기 야생동물 실태조사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진행해 모두 31명의 준전문가를 배출했다. 국립공원 등에서 전문조사원으로 활동 중인 1기 수료생 전형표(38)씨는 “포유류에 대한 전문지식과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쌓게 됐다”며 “대학원에 진학해 야생 포유류에 대한 조사연구에 매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항 서울대 수의대 명예교수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야생생물 보호 기본계획 수립(5조)과, 야생생물 서식 실태조사(6조)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국내 포유류 전문가 부족으로 정확하고 효율적인 실태조사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최소 10년간 지속해 전국 규모의 야생동물 포유류군 실태조사를 수행할 수 있는 약 200~300명의 준전문가 그룹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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