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에 치맥·정치학교 설립…제3지대 "2030 잡아라"
격주 금요일 치맥 토론회
양향자 신당 '한국의희망'
정치학교서 청년리더 양성
정의당도 무당층 끌어안기
제3정당들이 2030 구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30들이 상대적으로 기성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낮고 새로운 정당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금태섭 전 의원의 신당 '새로운선택'과 양향자 의원의 신당 '한국의희망'은 청년 지지층을 넓혀 존재감을 키우려 하고 있어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후 7시 서울 서초구의 한 회의실에 금 전 의원과 청년 20여 명이 모여 치킨을 먹고 맥주를 마시며 '한국 정치'에 대한 난상 토론을 벌였다. '새로운선택'이 오는 19일 창당 발기인 대회를 앞두고 당의 의제를 청년들과 브레인스토밍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26세 취업준비생 임 모씨는 "2016년까지 보수를 지지하다 국정농단으로 마음이 떠났고, 입시 비리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사건으로 진보에 마음이 떠났다"며 "이제는 완전히 무당층, 중도층이다. 새로운선택이 정당 정치를 세워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30세대의 무당층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양당 체제를 비판하며 등장한 제3지대 정당들이 이들의 주목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색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선택은 격주로 금요일마다 '치맥 정치 토론회'를 개최하며 청년층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새로운선택은 치맥 정치 토론회 등을 통해 공천 과정에서 일부 청년들을 기용하는 것을 넘어 청년이 당의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금 전 의원은 지난 토론회에서 "10년 전부터 비례대표나 최고위원 자리를 2030층에 주면서 경쟁을 통해 1등 한 사람에게만 당선권 번호를 줬다. 하지만 저는 이건 아니라고 본다"며 "청년들이 공천 구조 등을 설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젠더 정책 등 2030세대가 관심 있는 의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강력한 견해가 있다"면서도 "저희 세대와 또 다른 문제로 고민하고 어려움이 있어 일단은 들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특정 문제에 대한 진보·보수의 견해보다 젊은 분들의 일자리 문제가 중요하다"며 "'저녁이 있는 삶'이 가슴에 탁 들어온 정책 슬로건"이라고 말했다.
양 의원의 '한국의희망'은 정치학교를 설립하며 당에서 활동할 청년 정치인들을 모집하고 있다. 한국의희망은 인재 영입 위주로 청년 정치인을 내세우기보다 당내 '정치학교'를 통해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진수 한국의희망 대변인은 "기존 정치인들이 제대로 교육받지 않고 정치를 하는 와중에도 공부하지 않는 풍토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한국의희망은 정치학교를 졸업해 기본적인 역량과 소양 인격을 갖춘 분들을 공천하려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한국의희망 정치학교는 기초입문, 중급, 고급·특별, 고급 워크숍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생이 되면 정책대변인 역할을 부여받아 매주 이슈별 발표를 해야 한다. 또 전공 정책 분야를 선택해 자신의 정책 구상, 정책 대안, 법안 구상안, 제도 개혁 청사진 등을 총정리한 정책 및 제도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한다.
진보주의 정당 '정의당'에서는 장혜영, 류호정 의원 등 청년 정치인이 주축이 된 당내 정치모임 '세번째 권력'을 중심으로 당의 비전과 운영 원리를 새롭게 설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조성주 '세번째 권력' 공동대표는 모임 소개 영상에서 "정의당이 노동조합 중심 정당에서 일하는 시민 전체를 대표하는 문제 해결의 정당으로, 폐쇄적인 운동권 정당에서 가장 보통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며 모임의 노선을 설명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야당이 문제다!' '무당층이 다수당, 이를 어쩐당' 등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잇달아 열며 '제3지대 정의당'으로서의 방향을 찾아나가고 있다.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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