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개국에 '방류반대' 친서 보낸다는 李…與 "제1야당 외교자해"
4일 런던의정서 가입국에 발송
與 '오염처리수' 변경 검토에
李 "지록위마·창씨개명 해괴"
野, 국내선 장외집회 여론전
與 "괴담선동 가짜뉴스 집회"
더불어민주당이 런던의정서에 가입한 88개국에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하는 친서를 보내기로 하자 국민의힘은 "외교적 자해 행위"라며 맞섰다. 특히 여당은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벌이며 '괴담 선동'에 나서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일 "일본의 핵 오염수 투기는 모든 방사성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금지한 런던협약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단식 나흘째인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공 해양 구조물을 통한 폐기물의 투기를 금지한 런던의정서에도 마찬가지로 위배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나서서 일본의 명백한 국제법 위반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런던협약 87개 당사국(한국 포함)과 런던의정서에만 가입한 앙골라 등 88개국 국가원수·정부 수반에게 친서를 발송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4일에 발송될 친서에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멈추고 해양 안전과 생태계 보전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여권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를 거쳐 방류하는 오염수를 '오염처리수'로 바꿔 부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함)' 한다고 해서 오염수에 들어 있는 오염물질, 방사성물질이 없어지기라도 하느냐"며 "오염수를 오염수로 부르지 못하게 '창씨개명' 하는 해괴한 언사"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중단을 위해 해외 여론전과 국내 장외투쟁을 병행하고 있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회견에서 "우리의 뜻을 전하고자 유엔인권이사회,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구에 의원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4일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중단을 촉구하는 국제공동회의를 국회에서 개최한다. 회의에는 조지프 버크슨 미국 워싱턴사회적책임의사회 핵무기철폐위원회 공동대표가 미국 측 패널로, 장무후이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가 중국 측 패널로 각각 참석한다.
민주당은 지난 2일에는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과 함께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윤석열 정부 규탄 2차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지난달 26일에 이어 2주 연속 대규모 주말 장외집회를 벌였다. 이날 행사에는 이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 박찬대·서영교·정청래 최고위원, 조정식 사무총장, 김민석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이 다수 참석했다.
이 대표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멈추기 위해 런던협약 당사국에 친서를 보내겠다고 밝히자 여당은 "제1야당의 대표가 외교적 자해 행위에 나섰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제원자력기구 11개국 전문가들이 (안전성과 관련해 과학적 기준에 부합한다고) 결론 낸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관련 보고서를 민주당은 가짜 보고서라고 규정했다"며 "민주당이 가짜 보고서라는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괴담 선동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지난 2일 주말 장외집회에 나선 데 대해서도 여당의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이 대표가 집회에 참석해 "역사적 퇴행과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민들은 '땡깡'이나 협박을 위한 방탄 단식으로 역사를 퇴행시키고, 가짜뉴스 선동 집회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 누구인지 잘 알 것"이라며 "정부 규탄 집회 참석에 이어 외교친서 작성, 격려 방문 응대 등 눈코 뜰 새 없는 이 대표를 보니 역시 단식은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서동철 기자 / 김희래 기자 /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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