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연내 독일 국빈 방문 재추진 물건너간 듯

김태훈 2023. 9. 3. 17: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독일 국빈 방문이 연내 성사는 어려울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독일·프랑스 양국은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 방독을 2024년 상반기 중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애초 7월 국빈으로 독일을 방문하려 했으나 프랑스 국내 사정으로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외신 "2024년 상반기로 미루는 방안 협의"
악화일로 치닫는 獨 경제가 영향 미친 듯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독일 국빈 방문이 연내 성사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때 유럽연합(EU) 성장의 견인차로 통한 독일의 경제 사정이 예전 같지 않아 독일 정부에 비상이 걸린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독일·프랑스 양국은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 방독을 2024년 상반기 중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애초 7월 국빈으로 독일을 방문하려 했으나 프랑스 국내 사정으로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지난 8월31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부부동반 만찬을 위해 파리 엘리제궁을 방문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dpa 통신은 지난 8월31일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이 문제를 놓고 마크롱 대통령과 장시간 논의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엘리제궁에서 부부동반으로 만찬을 가졌는데, 애초 2시간으로 예정된 식사 시간이 3시간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독일 대통령실은 “두 정상의 대화는 매우 우호적이었다”며 “프랑스·독일 관계와 유럽 문제 등이 폭넓게 논의되었다”고 밝혔다.

애초 마크롱 대통령은 7월 2∼4일 2박3일 일정으로 독일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었다. 올해가 프랑스·독일 화해를 상징하는 엘리제 조약 체결 60주년이란 점을 감안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특별히 마크롱 대통령을 초청한 데 따른 것이다.

엘리제 조약은 1963년 1월22일 당시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과 콘라트 아데나워 서독(현 독일) 총리의 서명으로 발효했다.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서 조인식이 열린 점을 감안해 ‘엘리제 조약’이란 이름이 붙었다. 이로써 프랑스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인 1940년 6월부터 1944년 6월까지 약 4년간 나치 독일의 점령통치를 당한 수모를 떨쳐내고 독일과 더불어 유럽의 새로운 미래 개척에 나선다. 두 나라는 지금도 EU를 이끄는 양대 거두의 지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심각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다. 독일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일각에선 “주요7개국(G7) 가운데 독일만 올해 유일하게 역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런데 세계 각국의 이목이 집중된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 방독은 성사되지 못했다. 행사 직전인 6월27일 프랑스에서 ‘나엘’이란 이름의 알제리·모로코계 17세 소년이 경찰의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소년은 그가 몰던 차량을 경찰이 교통법규 위반 혐의로 멈춰 세우자 놀란 나머지 경찰을 피해 달아나려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의 과잉 대응을 성토하는 대규모 집회와 시위가 폭동 수준으로 비화하며 프랑스 전역이 한때 무정부 상태가 되었다. 경찰은 인력을 총동원하고 주요 도시 곳곳에 장갑차와 헬리콥터, 특수부대까지 배치하며 진압에 나섰다.

어쩔 수 없이 마크롱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 국내를 비울 수 없다”며 국빈 방독을 무기한 연기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는 정중히 사과하고 양해를 구했다.

그렇더라도 올해 안에는 실현될 것으로 여겨진 마크롱 대통령의 독일 국빈 방문이 2024년으로 미뤄진 데에는 요즘 악화일로를 걷는 독일의 경제 사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그동안 러시아에 의존해 온 에너지 수급이 불안해진 가운데 금리 인상 파급 효과와 중국 등 대외 수요 둔화까지 가세하며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각에선 “주요7개국(G7) 가운데 독일만 올해 유일하게 역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상황이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독일 경제가 다시 ‘유럽의 병자’(sick man of Europe)로 전락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최근 파격적인 법인세 감면 등 온갖 카드를 쏟아내며 경기침체를 막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