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의 데자뷔' 손흥민, 이번 시즌 첫 골도 '해트트릭'...28년 대기록도 함께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데자뷔가 탄생했다. 분명 어디선가 본 상황이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 홋스퍼는 2일(한국시간) 영국 번리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서 번리에 5-2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그동안 부진에 빠져 있던 히샤를리송 대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히샤를리송은 앞선 리그 3경기 동안 모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득점이 없었다. 주중에 있었던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2라운드에서 풀럼을 상대로 동점 골을 넣은 것이 전부였다.
손흥민을 최전방에 세운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손흥민은 전반 16분 감각적인 칩 샷으로 상대 골키퍼를 속이며 득점을 만들었다.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나온 중요한 동점 골이었다. 상대 수비를 끌어당긴 뒤, 노마크 찬스에 있던 손흥민에게 볼을 건넨 마노르 솔로몬의 어시스트도 돋보였다.
후반 18분에는 다시 한번 두 선수의 호흡이 빛났다. 솔로몬은 좌측에서 돌파에 성공한 후, 중앙의 손흥민에게 컷백 패스를 건넸다. 손흥민은 이를 깔끔히 마무리하며 멀티 골을 완성했다.
내친김에 3분 뒤에는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번리의 뒷공간을 침투한 손흥민은 페드로 포로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아 1대1 찬스를 맞이했다. 그리고 가볍게 골망을 가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3골을 넣은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통산 106골을 달성하며 역대 득점 30위에 자리 잡았다. 또한 본인의 프리미어리그 4번째 해트트릭이었다.
그리고 해트트릭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아직 이번 시즌 득점이 없었다. 하지만 시즌 첫 골을 넣으며 본격적인 시즌을 예고했다. 게다가 해트트릭이라는 겹경사를 맞이했다.
공교롭게도 이 상황은 마치 지난 시즌을 연상케 한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까지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며 축구 팬들의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8라운드 레스터 시티전에서 교체 투입돼 시즌 첫 골과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시즌을 앞두고 주장 완장을 착용하며 본인의 득점보다 동료들의 플레이를 도와주는 역할을 주로 맡았지만, 분명 무득점 행진은 국내 팬들을 아쉽게 했다.
하지만 최전방 기용과 동시에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팬들의 우려를 날려주는 활약이었다. 게다가 토트넘의 고민도 덜어냈다. 토트넘은 최근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해리 케인의 빈 자리를 고민하고 있었다. 히샤를리송은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원톱으로 나선 손흥민이 최전방 고민을 덜어주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당분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기용할 것이 유력하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새로 부임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도하에 강력한 공격 축구를 구사 중이다. 현재 리그 3연승과 4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또한 신입생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토트넘의 공격 전개를 맡는 제임스 매디슨은 2경기 연속 골로 높은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미키 반 더 벤은 준수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굴리엘모 비카리오 역시 든든히 골문을 지키고 있다. 지난 시즌 우디네세 임대 후 복귀한 데스티니 우도기도 주전 레프트백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더해 솔로몬의 활약도 고무적이다. 번리전에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첫 선발 기회를 얻은 솔로몬은 손흥민의 두 골을 도우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또한 빠른 발을 활용한 돌파로 토트넘 팬들에게 매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편 같은 날,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의 에반 퍼거슨과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드도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진풍경이 나왔다. 퍼거슨은 뉴캐슬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시즌 리그 득점왕 홀란드도 풀럼을 상대로 3골을 넣으며 5-1 대승의 주역이 됐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같은 날 3명의 선수가 해트트릭을 한 것은 28년 만의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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