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 도약 첫단추는 쇼핑 대신 체험으로 유커 마음을 잡아라
◆ 매경 포커스 ◆
"이번은 다르다. 유커 특수 누리려면 수용 태세부터 갖춰야 한다."
유커의 귀환. 표정관리를 해야 할 관광업계 분위기가 수상하다. 달갑지만은 않은 낌새다. 코로나19 사태로 붕괴된 관광 수용 태세 탓이다.
관광업계는 수용 태세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중국 특수는 당분간 어렵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족한 인프라스트럭처는 유커 관광의 고질적 문제인 저가 관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유커 인바운드 관광 가격 책정을 놓고 물밑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는 예전처럼 30만~40만원대의 '덤핑' 관광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국내 중국 전담 여행사는 숙박료, 항공료 등 전반적인 비용이 오른 만큼 중가 이상 프리미엄 관광을 밀고 있다. 사드 사태 후 6년이 지난 점을 들어 쇼핑 중심의 저가 관광 대신 한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는 체험 위주 프리미엄 관광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국내 지상비(국내 현지투어 비용)를 놓고 전담 여행사들과 미팅을 했지만 솔로몬의 지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유커 방한이 지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저가 관광이 지속되면 양질의 가이드 구하기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쇼핑만으로 수익을 보전해야 하니, 이미 안정적인 직장을 구한 가이드는 돌아오지 않을 게 불 보듯 뻔하다.
고질적인 저가 관광은 덤핑 전세버스 운영→저질 중국어 가이드 양산→한국 관광 이미지 저하로 연결되는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진다.
이미 저가 패키지로 여행 온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쇼핑 수익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타고 다니던 관광버스에서 강제 하차당한 사례까지 등장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심지어 질이 낮은 가이드라도 중국어가 되고 면세점 커넥션만 있다면 부르는 게 값"이라며 "저가 관광이 오히려 지상비 전체의 비용을 올리고 여행사 수익구조를 악화시키게 된다"고 우려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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