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현대차 연쇄파업 앞두고…"체육대회비 올려달라" 황당요구까지

장우진 2023. 9. 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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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기아 노조도 파업 카드를 만지작대면서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노조 가입률이 지속 하락하는 가운데 '체육대회 없는 체육대회비 인상' 등 무리한 요구까지 내놓고 있어 정당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의 경우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임단협과 관련해서는 2018년 이후 5년 만의 파업에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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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지난달 23일 울산공장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있다. 현대차 노조 제공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기아 노조도 파업 카드를 만지작대면서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노조 가입률이 지속 하락하는 가운데 '체육대회 없는 체육대회비 인상' 등 무리한 요구까지 내놓고 있어 정당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들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조 단위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L자형 경제침체'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6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노조는 이달 1일부터 부분파업에 나선 상태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22일 기본급 12만원 인상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 기대됐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반대 68.78%로 부결됐다. 여기에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서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호조의 흐름이 끊기게 됐다.

기아 노조도 오는 4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발생을 결의한 뒤 8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아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정년 만 62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4~25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88.93%의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 오는 9일부터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다. 큰 형 격인 현대차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기아 노조도 이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현대차의 경우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임단협과 관련해서는 2018년 이후 5년 만의 파업에 나서게 된다. 노조는 지난 7월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총 4시간 부분파업을 단행했지만 임단협과는 무관하다.

문제는 일부 노조의 경우 무리한 요구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주식 포함)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휴직기간 상여금 지급 등을 포함해 정년연장(만 64세)까지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하계 휴가비 인상, 체육대회비 인상 등도 단협 요구안에 담았다. 사측은 현재 울산 1·5공장을 제외하면 단합을 도모하는 체육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인상이 아닌 축소 후 포인트 지급 등을 주장하고 있어 입장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노조의 무리한 요구는 젊은 직원들의 이탈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회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 가입자 수는 2020년 4만8933명에서 작년 4만5751명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가입 비율은 68.2%에서 63.1%로 하락해 동력이 약해졌다는 평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자동차·조선업계가 올해 국내 산업계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파업이 현실화 되면 L자형 경기침체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G증권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나설 경우 2016~2017년 파업 사례를 감안했을 때 1조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 노조는 2016~2017년 각 24일의 총 파업에 나선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조선업계 인력난에 더해 부분파업에 이미 들어가 피해가 누적되는 상황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28일 추석연휴 시작 전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파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며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종료 후엔 생산차질분에 대한 특근 등으로 연간 판매 대수에 미치는 영향의 상쇄될 수 있지만 3분기에는 생산을 만회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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