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만 나는 '용암해수'… 해양바이오 성장 이끈다

송은범(song.eunbum@mk.co.kr) 2023. 9. 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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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한 미네랄 성분 풍부하고
순환자원이라 고갈 걱정 없어
생수·화장품 등 활용법 다양
당뇨·간 질환 막는 '미세조류'
생산성도 일반해수보다 월등
道 'J-해양 바이오밸리' 구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용암해수를 활용해 해양미세조류인 '슈퍼 푸드' 스피루리나를 배양하는 모습. 제주도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가 그린바이오만큼이나 자신 있는 분야가 바로 '해양바이오'다. 국내 해양생물의 51%(1515종)가 제주에 서식하고 있는 데다 해양자원 활용 제품을 시험하고 상품화할 수 있는 기반도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어디에도 없는 수자원

제주 용암해수는 바닷물이 화산암반층(현무암)에 의해 오랜 세월 여과된 '염지하수'로, 제주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수자원이다.

용암해수는 인체에 필요한 마그네슘과 칼슘, 철 성분뿐만 아니라 실리카, 바나듐 등 희귀한 미네랄 성분이 해양심층수나 일반해수보다 더욱 풍부해 산업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용암해수는 외부 오염원으로부터 차단된 제주 동부권 해안지역 현무암층 지하 150m 깊이에 있어 미세플라스틱, 농약 잔류물 등이 미검출되는 안전한 수자원이기도 하다.

아울러 사용한 만큼 바닷물이 다시 유입돼 생성되는 '순환자원'이라 담지하수에 비해 고갈 우려가 현저히 적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실제 용암해수를 매일 1000t 뽑아도 1만9602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용암해수가 접근할 수 있는 분야는 먹는 염지하수부터 기능성 음료, 미네랄 소금, 주류, 기능성 식품, 화장품, 해수농법, 해양치유까지 무궁무진하다.

이러한 가능성을 눈여겨본 제주도는 2015년 4월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 '용암해수 일반 산업단지'를 조성해 용암해수 공급은 물론 입주 공간 제공, 생산 및 연구 분석 장비 지원, 제품 개발과 창업·홍보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산업단지에는 음료와 향장품, 식료품 등 총 18개 업체가 입주했는데,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제주용암수' '용암해수 아쿠아 앰플 마스크팩' '하이블랙(서리태 음료)' '용암해수 두날리엘라 천연 기능성 소금' 등이 있다.

제주도는 용암해수 활용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의 '스마트 특성화 공모사업'에 용암해수 산업 육성이 선정돼 국비 50억원을 확보했다. 제주도는 여기에 지방비 50억원과 민자 14억원을 추가해 △지식산업센터 구축을 통한 유망기업 유치 △기능성 식품 다각화 시설 구축 △미네랄 농축수 활용 기능성 식품 장비 구축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완도(해조류), 태안(천일염·머드), 울진(심층수)처럼 용암해수를 활용한 '제주 해양치유센터' 조성도 추진한다.

슈퍼푸드 키우는 용암해수

용암해수는 5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도 주목하는 소재다. KIOST는 현재 제주에서 해양미세조류인 '스피룰리나' 배양을 연구하고 있는데, 용암해수가 일반 해수보다 생산능력이 10% 이상 높기 때문이다. 스피룰리나는 당뇨병과 간 질환, 빈혈, 영양 불량을 예방하는 일명 '슈퍼푸드'로 알려졌지만, 대량 배양이 어려워 수입(2022년 기준 126억원)에만 의존하고 있다.

용암해수의 효과를 확인한 KIOST는 현재 미세조류를 대량 생산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현재 KIOST 제주연구소 내에 스마트복합해양배양센터를 구축 중에 있고 용암해수일반산업단지 내에는 해양미세조류 대량생산체계(파운드리) 구축을 위한 국가공모사업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제주도 입장에서는 용암해수와 관련된 기업과 연구기관을 '엮어주는' 역할에 주력한다는 방향이다. 용암해수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반경 2㎞에 KIOST 제주연구소와 해양수산연구원, 행원양식단지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J-해양 바이오 밸리'를 구축하기로 했다. 용암해수를 중심으로 몰려든 기관·기업에 더해 해양 바이오 산업화센터까지 조성해 연구부터 생산, 인프라 및 기업 지원까지 가능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제주도는 제주 마을 어장에 산재한 해조류(톳·우뭇가사리·모자반·감태·넓미역 등)에 대한 양식단지도 조성해 기능성 식품과 화장품, 의약품 소재 연구개발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매년 경관 저해와 악취를 발생시키는 괭생이모자반과 구멍갈파래를 사료첨가제 등으로 활용하는 연구도 실시 중이다.

그 결실로 '제주 지역에서 대량으로 발생하는 해조류인 구멍갈파래를 활용한 친환경 메탄 저감 사료첨가제 개발'이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식품신기술(NET)로 인증받기도 했다.

정재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제주의 해양자원은 다른 지역 대비 비교우위·차별성을 갖추고 있다"며 "제주다움을 특화해 용암해수와 미세조류, 해조류 등 해양바이오 산업을 크게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송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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