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이용해 전립선암 진단 … 3일 내 95% 정확도
비뇨기계 암 조기 발견에 유용
신약 국산화도 성공…매출 15억
청년사관학교서 창업 발판 마련
사업비 지원으로 우수인재 영입
전담교수 1:1 멘토링도 큰 도움
창업은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는 결정적인 분기점이 필요했다. 소변을 이용한 전립선암 체외 진단키트 개발기업 에피젠(대표 윤형윤)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이하 중진공 청창사)가 창업 실현의 분기점이 됐다.
우리나라 남성의 암 발병률 4위는 전립선암이다.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증상이 발현돼 병원에 갔을 때는 암이 상당히 진행됐거나 다른 곳으로 전이됐을 확률이 높다.
의대에서 비뇨기과를 전공한 윤형윤 에피젠 대표는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진단관리학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그러면서 암 치료 연구만큼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암 조기 진단이라고 판단했다. 윤 대표는 암 조기 진단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치료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기술의 필요성을 느껴 에피젠을 설립했다.
에피젠은 암 진단키트 및 바이오 원료 개발 기업으로, 소변을 이용한 전립선암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이 키트는 소변에 있는 DNA의 화학적 변화를 감지하는 CpG디뉴클레오티드의 메틸화(methylation) 상태를 측정해 72시간 이내에 95% 이상 정확도로 전립선암을 진단할 수 있다. 또 방광암, 신장암 진단키트를 개발해 비뇨기계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에피젠은 수입에 의존해오던 바이오 시약을 국산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바이오 시약은 소변에서 추출한 DNA를 증폭해 소변을 이용한 진단키트 개발에 핵심이다. 에피젠은 바이오 시약과 전립선암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해 지난해에만 매출 15억원을 올렸다.
지금의 에피젠이 존재하기까지 윤 대표 곁에서는 중진공 청창사가 함께했다. 청창사는 창업 후 3년 이내의 만 39세 이하 청년 창업자를 대상으로 사업 계획 수립부터 사업화, 졸업 후 성장을 위한 연계 지원까지 창업 전 단계를 패키지 방식으로 지원한다. 주요 지원 내용으로는 사업비와 기술·장비 지원, 창업 준비 공간 제공, 창업 교육·코칭, 정책자금 융자 또는 투자 유치 연계 지원 등이다.
중진공은 현재 전국 18개소에서 청창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 경기 북부, 대전, 제주, 부산 등 4개소는 민간 액셀러레이터의 직접투자 기능을 활용하는 '민간 주도형 청년창업사관학교'로 운영된다.
2021년 3월 윤 대표는 청창사 입교 당시 예비 창업자였다. 청창사에 입교해 창업을 위한 전 과정을 배우며 지금의 에피젠이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그에게 1년간의 학교 생활은 창업의 '시작'이자 '비빌 언덕'이었다. 특히 사업화 지원금을 통한 사업비 지원, 기술 개발, 경영 등을 위한 창업 교육, 전담교수의 일대일 멘토링은 기업 성장의 기반이자 윤 대표가 손꼽는 청창사의 강점이다.
아무리 좋은 사업 아이템과 멋진 비전이 있어도 이를 실현하는 것은 든든한 파트너인 '사람'이다. 윤 대표는 청창사에서 사업화 자금을 지원받아 가장 먼저 우수 인재를 영입했다. 또 사업 아이템 고도화, 회계·세무·노무, 특허 출원이나 분쟁 해결법 등 사업 운영에 필요한 교육을 받았다.
특히 창업 초기 스타트업은 대표가 모든 일의 최종 판단과 결정을 혼자 감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청창사에서 받은 전담교수와의 일대일 멘토링은 성공적인 기업 경영을 위한 판단 기준이 됐고, 사업 모델 고도화 등 실전을 위한 실무 역량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됐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청창사 과정을 채워나간 에피젠은 최우수 기업으로 졸업함과 동시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는 영광도 얻었다.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과 창업의 기초부터 한 단계씩 다져온 윤 대표는 "2~3년 안에 바이오 시약과 전립선암 진단키트의 인허가 및 임상 테스트를 거쳐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진단키트를 개발해 암을 더욱 빠르고 쉽게 발견하고, 적시에 적절한 치료를 제공해 더 많은 사람에게 건강한 삶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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