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흉상 이전 비판 안했다고…“2찍이냐” 비판받는 일타강사
공무원 시험 한국사 ‘일타 강사’ 전한길씨가 최근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을 두고 “정치적인 분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야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제대로 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며 전씨를 ‘2찍(대선 때 2번을 찍었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31일 한 학생은 전씨의 온라인 카페에 “한길쌤(전씨의 별명)은 현재 큰 논란이 되고 있는 홍범도 장군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 학생은 “저희는 선생님께 배울 때 1920년 국외 독립운동에 큰 업적을 세우신 분이라고 들었는데, 현재 논의되는 문제들이 상당히 당황스럽다”며 “역사전문가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전씨는 “홍범도 장군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에 대해서 우리는 팩트만 공부하면 된다”며 “그 평가에 대한 것은 여당과 야당, 그리고 국방부와 광복회 등이 각자 비중을 두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춰서 정치적인 잣대로 각자 주장만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국민들도 나뉘었다. 너무 안타깝기만 하다”고 했다. 전씨는 “이렇게 정치화된 것은 사실문제가 아니라 가치문제”라며 “우리 카페 기준 정치와 종교 등 개인마다 다른 것은 (이야기를) 금기시하고 있다”고 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는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음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질문한 학생은 “제가 경솔했다”며 “늦은 시간 감사하고 죄송하다. 항상 응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전씨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그를 비판했다. 한 학생은 “작금의 이 상황을 선생님은 요즘 여당에서 유행시키는 정쟁이라는 틀로 가두고 피해버리시는 거냐”며 “선생님은 어떤 비판과 비난이 있어도 위 학생의 질문에 선생님만의 답을 해야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학생은 “이게 정쟁의 문제냐”며 “실망했다”고 했다. 이 학생은 전씨의 말을 옹호하는 이를 향해서는 “혹시 2번 찍었고 아직도 지지하냐”며 공격적으로 반응했다.
전씨의 글은 야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로도 퍼졌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홍범도는 가치판단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답이 정해진 문제에 전씨가 답변을 피하고 있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생계 때문에 곤란하니까 핑계댄다” “선생님이 아니라 학원 강사”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이런 부류가 2찍”이라며 여권 지지자들을 통틀어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군은 육사 생도 교육시설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 설치해 기념하는 것은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며 “홍범도 장군은 청산리 전투에서 같이 싸웠으나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만주로 돌아간 김좌진, 이범석 장군 등과는 다른 길을 갔다”고 밝혔다. 독립운동 단체들은 “독립운동 영웅들의 흉상을 육사에서 철거하려는 것은 국군의 역사적 정통성을 부정하고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반민족 행위”라고 반발했다.
정치권의 입장도 나뉘었다. 국민의힘은 “국방부와 육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홍범도 장군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차치하더라도, 일반 대중이 보기 어려운 육사보다 출입이 자유로운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해 공적을 기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흉상 이전을 ‘역사 쿠데타’로 규정하고 “역사를 잊은 정권에게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전씨는 공무원 시험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강사로 통한다. 그는 지난달 한 방송에 출연해 현재 수입에 대해 “올해 낸 종합소득세가 15억원, 국민건강보험료는 5200만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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