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라스와 조코비치 나란히 US오픈 16강行...결승서 만날까
한 해 마지막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결승에서도 ‘신예’와 ‘황제’가 대결할까.
남자 테니스 세계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는 3일 미국 뉴욕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3회전에서 대니얼 에번스(33·영국·28위)를 세트스코어 3대1(6-2 6-3 4-6 6-3)로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지난해 US오픈 우승자인 알카라스는 대회 2연패(連霸) 및 통산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알카라스는 “지난해 타이틀을 지켜내는 게 이번 대회 목표”라면서 “페더러 이후 타이틀을 지켜낸 선수가 없다고 하더라. 페더러와 함께 대회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하고 싶다”고 했다. 현역 시절 ‘테니스 황제’로 일컬어진 로저 페더러(42·스위스)는 US오픈에서 5연패(2004~2008년)를 달성했다. 이후 대회 5연패는커녕 2연패를 한 선수조차 없었다. 알카라스의 다음 상대는 마테오 아르날디(22·이탈리아·61위)이다.
전날엔 세계 2위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가 같은 나라 동료 라슬로 제레(28·38위)를 상대로 1·2세트를 모두 내준 뒤 연달아 세 개의 세트를 따내는 등 기사회생하며 16강행을 이뤘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은 5세트까지 경기를 치른다.
조코비치는 3시간 45분 혈투 끝에 3대2(4-6 4-6 6-1 6-1 6-3)로 승리했다. 현지 시각으로 밤늦게 시작한 경기는 자정을 넘겨 새벽 1시 30분쯤에야 끝났다. 그는 2세트를 마친 뒤 거울을 보며 본인과의 ‘펩 토크(pep talk)’를 통해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전했다. 조코비치는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나는 그러기 힘들었지만, 여러분들은 이번 ‘쇼’를 즐겼길 바란다”면서 “2세트가 끝난 뒤 거울을 보며 내 자신에게 한동안 웃었다. 실망, 분노 등의 감정이 있었던 것 같다. 이런 행위를 한 적이 몇 번 있는데, 다행히 오늘은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조코비치는 16강에서 보르나 고조(25·크로아티아·105위)와 맞붙는다.
남자 테니스를 양분하고 있는 알카라스와 조코비치는 통산 전적에서 2승2패로 팽팽하다. 두 선수는 올해에만 벌써 세 번 맞붙었다. 지난 6월 프랑스오픈 준결승에서 조코비치가 알카라스를 물리쳤다. 이후 7월 윔블던 결승에선 알카라스가 5세트 혈투 끝에 조코비치를 꺾고 작년 US오픈에 이어 통산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맛봤다. 조코비치는 약 한 달 뒤 이번 US오픈 전초전 대회인 웨스턴 앤 서던 오픈 결승에서 2대1로 이기며 설욕에 성공했다. 둘은 이번 대회에서 대진표상 정반대에 위치해 결승에서나 만날 수 있다.
한편 여자 단식에선 ‘한국계’인 제시카 페굴라(29·미국·3위)가 이날 여자 단식 3회전에서 ‘엄마 선수’ 엘리나 스비톨리나(29·우크라이나·26위)를 2대1(6-4 4-6 6-2)로 제압했다.
페굴라의 아버지 테리(72)는 천연가스 개발 등으로 돈을 모아 67억달러(약 8조8540억)에 달하는 재산 가치를 지녀 미 경제지 포브스(Forbes) 선정 미국 갑부 128위에 오른 인물이고, 어머니 킴(54)은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다섯 살이었던 1974년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계 입양아. 1993년 테리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페굴라는 2019년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오픈에서 자신을 “하프 코리안(half-Korean)”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올해 프랑스오픈 8강, 윔블던 4강까지 오르며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희망을 선사했던 스비톨리나는 일찍 US오픈을 마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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