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유럽 데뷔' 배준호, 19분 뛰고 팀 내 최고 평점 7..."힘 불어넣는 카메오"

고성환 2023. 9. 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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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럽 무대 데뷔전을 치른 배준호 / 스토크 시티 소셜 미디어.
[사진] 스토크 시티 소셜 미디어.
[사진] 라커룸에 걸려 있는 22번 배준호의 유니폼 / 스토크 시티 소셜 미디어.

[OSEN=고성환 기자] 'U-20 월드컵 4강 주역' 배준호(20, 스토크 시티)가 유럽 무대 데뷔전부터 눈도장을 찍었다.

스토크는 2일(한국시간) 영국 스토크 온 트렌트 벳365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레스턴 노스 엔드와 2023-2024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5라운드 맞대결에서 0-2로 패했다.

스토크는 윌 킨에게 멀티골을 내주며 홈에서 패배를 맛봤다. 후반 6분 킨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12분에는 뒷공간을 내주며 킨에게 두 번째 골을 얻어맞았다. 스토크는 슈팅 18개를 퍼붓고도 결정짓지 못하며 홈에서 무득점 패배로 고개 숙였다. 

다만 배준호의 활약은 긍정적이었다. 지난달 31일 스토크로 이적한 그는 후반 26분 교체 출전하며 입단 이틀 만에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피치를 활발히 누볐고, 역동적이고 저돌적인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진] 스토크 시티 소셜 미디어.

배준호는 이제 막 팀에 합류했지만, 투입되자마자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후반 27분 박스 아크 부근에서 수비의 태클을 피해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막혔지만, 그 과정에 배준호는 좋은 위치 프리킥까지 얻어냈다.

이후로도 배준호는 간결한 연계와 적극적인 돌파 후 크로스를 선보였다. 프레스턴 선수들과 몸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강한 압박과 어깨싸움으로 공을 뺏어냈고, 후반 36분에는 상대 수비보다 높이 뛰어올라 머리로 공을 떨궈주기도 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다음을 기대케하기엔 충분한 20분간 활약상이었다.

[사진] 알렉스 닐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알렉스 닐 스토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배준호는 아직 우리와 한 번 반밖에 훈련하지 못했다"라며 "린든 구치와 배준호, 다니엘 존슨이 투입된 뒤 우리는 이전보다 더 높은 템포로 플레이했다. 하지만 우리는 더 자유롭게 뛰어야 한다. 다만 우리가 지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현지 매체는 배준호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을 줬다. 영국 '스토크 온 트렌트 라이브'는 "배준호는 활기차고 팀에 힘을 불어넣는 카메오였다. 그는 빠른 움직임과 판단, 기술을 보여줬다"라며 그에게 평점 7점을 매겼다. 매체는 경기 중에도 "배준호는 매우 활기차다. 프레스턴은 그를 막기 위해 왼쪽 측면에서 깊게 내려간 뒤 몸을 던져 수비했다"라며 호평을 남겼다.

스토크 팬들도 배준호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현지 팬들은 대체로 구치와 배준호의 활약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K리그에서 바로 합류한 배준호가 피지컬에서도 밀리지 않았다는 데 높은 점수를 줬다.

[사진] FIFA 월드컵 소셜 미디어.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03년생 미드필더 배준호는 지난 2023 아르헨티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바탕으로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올 시즌 대전하나시티즌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던 그는 16강에서 1골 1도움을 터트리며 펄펄 날았고, 이탈리아와 4강에서도 뛰어난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며 전 세계 스카우트의 눈길을 끌었다.

배준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토트넘 등 빅클럽의 관심을 받기도 했지만, 출전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스토크를 택했다. 배준호 에이전트인 임세진 루트원 스포츠 대표는 "스토크시티가 배준호에게 적극적이었다. 밀월전 패배 후 구단에서 배준호가 있어야 했다고 말할 정도다"라며 "이적 후 선임대는 생각하지 않았다. 당장 뛸 수 있는 팀을 알아봤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스토크는 배준호를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리키 마틴 스토크 테크니컬 디렉터는 "배준호는 U-20 월드컵에서 우리의 타깃으로 떠올랐다. 그는 기술적인 능력과 재능을 가졌다"라면서 "적응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그의 잠재력을 믿고 있다. 점점 발전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배준호 역시 "항상 잉글랜드서 뛰는 것을 꿈꿨다. 그런 나의 꿈이 이뤄졌다. 하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라면서 "스토크에서 오랫동안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싶다. 빨리 적응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배준호는 곧바로 데뷔전을 소화했고, 훌륭한 경기력으로 닐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아직은 동료들과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인 만큼, 앞으로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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