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연합 군사훈련' 현실화되나…동북아 정세 영향은?
전문가 "해·공군 열악 北과 연합훈련 의미 없어…육상도 불가"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중러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러시아의 여론몰이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전망이 엇갈리지만, 북중러 3국의 연합훈련이 현실화되면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소위 신냉전 구도 고착화를 넘어서는 새로운 갈등과 대립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3일 제기된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는 2일 보도된 러시아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견'을 전제로 러시아와 중국의 연합 군사훈련에 북한을 포함하는 구상이 "적절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계획에 대해 잘 모른다"라면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부당·무용론 △북러 간 정치 관계 강화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혀 북한을 옹호하고 밀착하는 러시아의 입장을 부각했다.
중러 양국은 지난 7월 연합해상훈련인 '북부연합-2023'을 실시하는 등 이미 오랜 기간 군사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북한을 연합 군사훈련의 대상으로 상정하거나 실제 훈련을 실시한 전례는 없다.
북중러 연합 군사훈련 가능성이 제기된 건 지난 7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북한의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 경축행사에 전격 참석한 직후부터다.
그는 당시 방북에서 강순남 북한 국방상과 북러 국방장관회담을 가지고 국방협력 강화 의사를 확인했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함께 '무장장비전시회'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對) 러시아 '무기 세일즈'의 확대 등 북러 간 군사협력의 심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리 국가정보원은 이후 국회 보고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큰 틀의 군사협력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러시아가 북한에 연합훈련을 제의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가 북한에 포탄·미사일 판매와 연합 군사훈련을 '패키지'로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북 러시아대사가 추가로 관련 입장을 밝히자 3국, 혹은 북러 간 연합훈련이 실질적으로 논의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3국 혹은 양자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강력한 의지는 현시점에서는 러시아에서만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반박도 있다.
북한의 기본적인 국방정책 기조가 '제국주의의 침략을 방어'라는 '자위(自衛)'이고, '혈맹'이라는 중국과도 연합훈련을 하지 않았던 북한이 갑작스럽게 3국 연합훈련에 나선다면 북한이 국방력 강화를 위해 의지하는 명분도 잃게 되고,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조치를 다시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때문에 북중러 연합훈련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며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심화되고 있는 러시아만의 '희망적' 바람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은 6·25전쟁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주변국과 연합훈련을 한 적이 없다"라며 "만약에 연합훈련을 하게 되면 북한이 수십 년간 주장해 왔던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비난 논리도 없어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연합훈련이 갖는 본질에 집중해 실효성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3국 간 육상 연합훈련은 한미일 3국도 실시하지 않고 육상 연합훈련은 사실상의 '전쟁 준비'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는 점, 북한의 열악한 해·공군력을 감안할 때 공중·해상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는 비현실적인 구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북중러 사이의 연합훈련에 대한 이야기가 러시아 측에서 주로 나오는 것은 러시아가 자신들이 처한 외교적 고립을 벗어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연합훈련 카드를 활용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 교수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한미일, 특히 미국을 상대로 한 외교적 고립을 벗어나면서 동시에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점에서 북중러 관계의 강화는 어찌 보면 북한보다 더 절실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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