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10점 MVP → 행동으로 증명하는 캡틴…" 손흥민 28년 만에 PL 대기록 중심, 1995년 이후 첫 '같은 날 해트트릭'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손흥민이 기념비적인 프리미어리그 역사를 함께했다. 손흥민을 포함한 3명의 선수들이 같은 날 해트트릭을 폭발하는 기염을 토했다.
글로벌 축구통계업체 '옵타'는 3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에서 세 선수가 같은 날에 해트트릭을 한 건 1995년 이후 28년 만이다"라고 알렸다. 또 다른 매체 '미러'는 "정말 드라마틱한 순간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3명의 선수가 해트트릭을 한 건 28년 전 이후 두 번째다. 1995년 당시 로비 파울러, 앨런 시어러, 토니 예보아의 동시 해트트릭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2일 열렸던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서 해트트릭을 터트린 주인공은 손흥민, 엘링 홀란드, 에반 퍼거슨이다. 손흥민은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 선발 출전했고 최전방에서 동료들과 호흡했다.
손흥민은 경기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공격 시에는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토트넘 공격 전개에 가담했다. 동료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거나 상대 뒷공간을 파고드는 등 번리를 계속 괴롭혔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통해 상대 실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토트넘은 번리에 선제 실점을 허용해 끌려가고 있었는데 손흥민이 전반 16분 동점골을 터트렸다. 마노르 솔로몬과 패스를 이어가더니 어느새 문전까지 도달했다. 손흥민은 솔로몬의 크로스를 잡아놓더니 절묘한 칩슛으로 시즌 1호골을 신고했다. 골키퍼와 수비수는 손흥민의 큰 동작에 속았다. 강한 공을 예상하며 몸을 날렸지만, 슈팅은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를 지나 골망을 갈랐다.
캡틴 손흥민의 득점과 함께 토트넘이 기세를 탔다. 주장단이 경기를 지배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중거리포로 토트넘에 리드를 안겼다. 후반 9분에는 제임스 매디슨이 오른발 감아 차기로 승부를 두 골 차로 벌렸다.
손흥민이 사실상 경기를 끝냈다. 후반 18분과 21분 연속골을 몰아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솔로몬과 호흡이 또 빛났다. 손흥민은 솔로몬의 컷백을 강하게 오른발로 때려 넣으며 멀티골을 기록했다. 3분 뒤에는 페드로 포로의 스루 패스를 절묘하게 왼발로 밀어 넣었다.
승부가 기울자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게 휴식을 줬다. 히샤를리송이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후 토트넘은 번리에 한 골을 더 내줬지만, 손흥민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5-2로 대승을 거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번리전이 끝난 뒤에 "이 팀엔 정말 좋은 선수들이 있다. 팀이 필요한 방식으로 경기를 할 수 있다. 특히 손흥민은 중앙에서 뛰든, 측면에서 뛰든 경쟁력을 발휘한다. 우리가 플레이하는 방식에 가장 이상적인 선수다.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준다. 환상적인 선수다. 경기날 외에도 매일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한다. 정말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축구 통계 매체에서도 최고 평점을 받았다. '소파 스코어'는 72분 동안 뛴 손흥민에게 평점 9.2점을 줬다. 손흥민은 이날 3골을 포함해 볼터치 27회, 패스 성공률 82%(17회 중 14회 성공), 키패스 1회, 크로스 1회(1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10점 만점으로 엄지를 세웠다. 매체는 "솔로몬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시즌 첫 골을 넣었다. 정말 아름다운 골이었다. 이후엔 해트트릭을 터트렸다. 정말 인상적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 시스템이 환상적으로 작용했다"라고 평가했다.
토트넘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을 앞두고 새로운 주장을 발표했다. "손흥민의 구단의 새로운 주장으로 임명됐다. 요리스의 주장 완장을 넘겨받았다. 메디슨과 로메로가 부주장으로 임명됐다"고 알렸다.
엔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라커룸에 새로운 분위기 조성이 필요했다. 다음 시즌에는 손흥민이 주장직을 맡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라며 팀 미팅에서 손흥민을 지목했다.
이어 엔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캡틴 손흥민을 크게 신뢰했다.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면서 "손흥민은 이미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였다. 우리 팀 주장으로 이상적인 선택이었다. 라커룸 내에서 영향력도 크다. 단순한 인기가 아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답했다.
손흥민은 이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과거를 돌아보면 늘 환상적인 주장들이 있었다. 경기장 안팎에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 요리스와 케인은 토트넘의 전설이다. 그들은 선수들을 위해 싸웠고 팀을 위해 헌신했다. 그들에게 배운 게 너무 많기에 나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빅 클럽의 주장을 맡아 정말 영광이다. 놀랍고 자랑스럽다. 새로운 시즌이다. 토트넘 유니폼과 완장을 위해 내 모든 걸 바치겠다. 주장이자 한 명의 선수로서 토트넘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열의를 불태웠다.
동료들 박수를 받으며 앞으로 나온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연설을 했다. 손흥민은 "내 생각에 이번 시즌을 정말 중요하다. 주장으로서 생각은 우리 모두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좋은 훈련을 하는 것도 중요하고, 지금 이 공간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체계적인 준비가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정말 중요한 시즌이다. 같은 목표를 향해 같은 발걸음으로 하나로 뭉쳐야 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중요한 시즌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자"고 독려했다.
토트넘과 인터뷰에서는 태극기가 의자에 걸려있기도 했다. 손흥민은 "엄청난 영광이다. 아주 큰 의미다. 하지만 지금 누가 주장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당연히 한 명만 주장 완장을 팔에 두르지만 모든 선수가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선수들에게도 말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완장을 차는 동안에 내 모든 걸 쏟아부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손흥민은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 프리시즌에서 시즌을 준비할 때, 이 구단과 9년을 함께 했고, 베테랑으로서 책임감을 가지려고 했다. 젊은 선수들이 새롭게 합류했기에 그 그룹들을 리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장을 맡게 돼 정말 행복하다. 제일 중요한 건 승점 3점"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일찍이 손흥민을 주목한 부분이다. '스퍼스웹'은 "지난 시즌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토트넘에서 케인 다음으로 최고의 선수라는 걸 부인할 수 없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핵심 선수이자, 토트넘 공격 패턴의 원천이다"라며 엄지를 세웠다. 매체가 추천한 향후 토트넘 5인은 손흥민을 포함해 호이비에르, 로메로, 벤탄쿠르, 다이어였다.
손흥민은 조제 무리뉴 감독 시절 프리시즌에 주장 완장을 팔에 두르고 경기를 한 적이 있다. 케인까지 토트넘을 떠난다면, 이번에는 프리미어리그 전체 시즌을 주장으로서 활약할 가능성이 높았다. 올여름 유럽이적시장 흐름을 본다면 대표팀에 이어 '토트넘 주장' 손흥민을 볼 확률이 점점 높아졌는데,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마침내 확정됐다. 토트넘 주장으로 개막전부터 4경기 무패에 3연승에 기여하며 새로운 시대를 알렸다.
한편 손흥민과 함께 해트트릭을 터트린 홀란드는 풀럼전에서 포효했다. 전반전에 침묵했지만 후반 13분 첫 번째 골로 존재감을 보였고, 후반 25분 훌리안 알바레스가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했다. 후반 추가 시간에 세르히오 고메스의 도움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퍼거슨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3골을 터트렸다. 전반 27분 선제 득점으로 골 맛을 보더니 후반 20분과 25분 연속골을 넣으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브라이튼은 퍼거슨의 맹활약에 강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3-1로 제압했고 리그 4위에 안착, 초반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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