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면서 대출, 퇴근하면서 반납”···독서 외연 확대 나선 춘천시 스마트도서관 가보니[현장에서]
“출근하면서 책을 빌렸다가 퇴근할 때 반납하니 정말 편해요.”
지난달 28일 오후 8시 20분쯤 강원 춘천 남춘천역 개찰구를 빠져나온 김윤선씨(48)는 계단을 통해 역 하부공간에 설치된 스마트도서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남춘천역 스마트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선 김씨는 가방에서 책 1권을 꺼내 무인 반납기에 넣고 ‘반납 확인증’을 출력했다.
춘천 퇴계동에 살며 ‘ITX(Intercity Train express)-청춘’을 이용해 서울에 있는 직장을 오가는 김씨는 “2년여 전부터 남춘천역 스마트 도서관에서 1주일에 1~2회 가량 책을 빌려 출·퇴근할 때 열차 안에서 읽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간 등을 쉽게 빌릴 수 있어 좋다”며 “직장인뿐 아니라 수도권 대학으로 통학을 하는 대학생들도 스마트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스마트 도서관은 자유롭게 각종 도서를 대출·반납할 수 있는 무인시스템이다. 춘천시는 시민들이 각종 도서 관련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2018년 7월부터 2021년 7월까지 4억8000만원을 들여 춘천시청을 비롯해 남춘천역, 시립도서관, 시립청소년도서관 등 4곳에 스마트 도서관을 설치했다.
이들 스마트 도서관에는 도서 240~400여권이 비치돼있다. 시립도서관과 시립청소년도서관 소장 도서를 신청하면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스마트도서관의 운영 시간은 설치 장소에 따라 다르다. 춘천시청과 남춘천역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후 1시까지지만, 춘천시립도서관과 춘천시립청소년도서관은 24시간 운영된다. 사실상 시간 제약 없이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빌려 볼 수 있어 시민들의 호응도가 높다.
춘천시 퇴계동 주민들과 ITX를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남춘천역 스마트 도서관’의 경우 지난해 이용자는 5638명에 달했다. 월평균 469명이 이용한 것이다.
‘춘천시청 스마트 도서관’ 월평균 이용자 수는 2018년 122명에서 2022년 268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춘천시시립도서관 도서열람팀 박대화 주무관은 “시립 공공도서관 정회원이면 누구나 스마트 도서관에서 한번에 1인당 3권을 14일간 대출을 할 수 있고 반납 역시 가능하다”며 “선호도를 고려해 주로 신간 도서와 베스트셀러 등을 비치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박 주무관은 이어 “지난해 4개 스마트 도서관의 이용률이 개관 첫해보다 6~119% 가량 증가했다”며 “매년 큰 폭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시립도서관(25만3708권)을 비롯해 시립청소년도서관(6만1691권), 동내도서관(6만9842권), 소양도서관(4만3503권) 등 춘천지역 내 8개 공공도서관은 모두 도서 60만837권을 보유하고 있다.
춘천시 인구는 지난달 기준 29만1212명이다. 이를 고려하면 춘천지역 공공도서관이 인구 1인당 2권에 해당하는 도서를 소장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 내 아파트 단지 등에 설치된 10여개 작은도서관의 도서 보유량을 포함하면 시민 1인당 도서관 장서량이 전국 평균(2.34권)을 크게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춘천시는 당분간 독서 인구의 외연을 넓히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춘천시립도서관 관계자는 “앞으로 스마트 도서관의 이용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도서관 간 상호 대차 서비스도 지속해서 확대할 예정”이라며 “2억5000만원을 들여 8개 공공도서관과 10개 작은도서관을 연결하는 정보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2024년 내년 1월부터 가까운 도서관에서 다른 도서관의 책을 빌리거나 반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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