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 협상가 리처드슨 전 유엔대사 별세

장우선 2023. 9. 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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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핵 문제 해결과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한 대화 창구 역할을 해온 대북 전문가 빌 리처드슨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국내에서도 낯익은 인물인데요.

샌프란시스코에서 김태종 특파원입니다.

[기자]

비영리단체 리처드슨센터는 현지시간 2일 성명을 통해 리처드슨 전 대사가 전날 매사추세츠주 채텀 자택에서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향년 75세입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에너지부 장관(1998∼2000년)과 유엔 주재 미국대사(1997∼1998년)를 역임했고, 뉴멕시코주에서 연방하원의원(1982∼1996년)과 주지사(2003∼2011년)를 지냈습니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유엔 대사 재임 기간은 물론, 퇴임 후에도 북한과 쿠바, 이라크, 수단 등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한 활동해온 인물입니다.

특히,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과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여러 차례 방북하기도 하면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빌 리처드슨 / 전 뉴멕시코 주지사> "우리는 북한 정부 관리와 재계 지도자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구금된 미국인들에 대해 물어볼 것입니다. 사적인 인도주의적 방문입니다."

1994년 12월 주한미군 헬기가 휴전선 인근에서 비행하다 북한에 격추됐을 당시 조종사 송환 협상을 맡아 사건 발생 13일 만에 사망한 조종사 유해를 돌려받고, 생존자를 판문점을 통해 데려왔습니다.

2년 뒤에는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해 밀입국 혐의로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에번 헌지커의 석방을 끌어냈습니다.

2009년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다 붙잡힌 중국계 미국인 로라 링 기자 석방에도 기여하고, 2016년 북한에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북핵 문제 등에서 북한과 비공식 대화 창구 역할을 했습니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한 2003년 1월에는 뉴멕시코 주지사였던 자신을 찾아온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차석대사를 만나 핵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12월에는 러시아가 구금한 미국 여자농구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를 무기상과 맞교환하는 데 역할을 했고, 올해 1월에는 미 정부와 협력해 러시아에 구금된 미 해군 출신 테일러 더들리를 데려왔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연합뉴스 김태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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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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