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국회 앞 '20만 교사 외침'…교권 회복 신속 입법으로 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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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을 마감한 서울 서초구 초등교사의 49재를 이틀 앞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전국에서 모인 검은 옷차림의 교사들로 가득했다.
교사들은 또 서초구 초등교사의 49재일에 임시 휴업 후 단체행동에 나서는 경우 불법 행위로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에도 반발했다.
정부는 서초구 초등교사 사망 한 달여 만인 지난달 23일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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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서울 서초구 초등교사의 49재를 이틀 앞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전국에서 모인 검은 옷차림의 교사들로 가득했다. 국회 정문에서 여의도공원 방향으로 난 8개 차로가 꽉 찼고 공원 주변 도로는 물론 국회에서 약 1㎞ 떨어진 5호선 여의도역까지도 교사 행렬이 이어졌다고 한다. 초등교사를 추모하기 위해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교사들의 자발적 집회 중 참가 인원이 가장 많았다. 주최 측은 20만명으로 추산했다. 숨진 초등교사와 같은 학교에서 근무했다는 한 교사는 "7주째 모여 철저한 진상규명과 공교육 정상화를 외치고 있지만 법 개정에 진전이 없는 현실에 화가 나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특히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금하는 아동복지법 제17조5의 개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정서적 학대 행위가 무분별하게 적용돼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학생은 책임과 배려, 절제를 배우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교사들이 대거 모인 데는 최근 서울과 전북의 초등교사 2명이 또 잇달아 사망한 사건도 영향을 미쳤다. 집회 참석자 일부는 지난달 31일 경기 고양에서 목숨을 끊은 교사 A씨가 근무한 서울 양천구 초등학교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A씨는 올해 담임을 맡은 후 주위에 어려움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지인 교사는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A씨의 남편을 통해 A씨가 힘들어한다는 것을 지난 3월 말 들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또 서초구 초등교사의 49재일에 임시 휴업 후 단체행동에 나서는 경우 불법 행위로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에도 반발했다. 교사들은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국회와 전국 시도교육청 앞 집회, 연가 등을 활용한 집단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이를 두고 교육계는 갈등을 노출하고 있다. 집단행동 자제를 촉구하는 교육부와는 달리 지지를 보내고 있는 일부 교육감들이 있고, 교사들 사이에서도 참여 방법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는 소식이다. 교육부는 엄단 방침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일선 교사들의 추모 의미를 다시 한번 헤아렸으면 한다. 물론 교사들도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면서 추모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합리적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서초구 초등교사 사망 한 달여 만인 지난달 23일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을 내놓았다. 이달 1일부터는 교사들이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교실 밖으로 내보내고 휴대전화도 압수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가 교육 현장에서 시행됐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은 이런 대책들로는 변화나 개선을 확신할 만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 대책에는 입법이 필요한 부분이 적잖다. 교사들이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것도 이 때문이다. 국회는 신속한 관련 입법으로 교사들의 외침에 응답해야 한다. 교권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가 완비되더라도 교권과 학생 인권을 모두 존중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정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교육 당국은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미흡한 부분은 계속 보완해 나가야 한다. 꾸준히 학교 현장을 점검하고 교사들을 설득하면서도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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