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보국` 내세운 보험 선구자… "인간존중 경영철학 실천"

임성원 2023. 9. 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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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보험으로 나라 사랑을 실천한 교보생명 창립자인 대산(大山) 신용호 전 회장의 영면 20주기 추모식이 지난 1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열렸다.

대산은 1958년 교보생명 전신인 대한교육보험 주식회사를 설립해 세계 최초로 교육보험 상품을 내놓아 30년간 300만 명의 학생이 학자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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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 신용호 영면 20주기
세계 최초 교육보험 창안하고
교보문고 설립 인재양성 활동
농촌·문학분야 등 사회환원도
"돈 아닌 사람위한 사업 펼친 분"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열린 '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 영면 20주기 추모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교보생명 제공]
대산 신용호(왼쪽 세번째) 교보생명 창립자가 1992년 교보문고 재개장 기념식에서 테이프를 커팅하고 있다. [교보생명 제공]
1983년 세계보험협회로부터 세계보험대상을 받는 신용호 전 교보생명 회장. 사진 교보생명

교육과 보험으로 나라 사랑을 실천한 교보생명 창립자인 대산(大山) 신용호 전 회장의 영면 20주기 추모식이 지난 1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열렸다.

3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이날 추모식에는 학계, 문화계를 비롯한 유관기관 주요인사, 교보생명 및 관계사 임직원, 교보 공익재단 대표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남궁훈 대산신용호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이날 추모사를 통해 "대산은 보험과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으로 국가와 민족을 사랑한 기업가이자, 국민교육진흥에 대한 신념을 실현하신 교육 지도자였다"면서 "무엇보다 사람을 사랑하셨고, 돈이 아닌 사람을 위해 사업을 하셨던 인간 존중의 문화는 교보생명의 경영철학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대산은 20세기 한국 경제를 빛낸 대표적인 경영자다.

대산은 1958년 교보생명 전신인 대한교육보험 주식회사를 설립해 세계 최초로 교육보험 상품을 내놓아 30년간 300만 명의 학생이 학자금을 받았다.

1981년에는 교보문고를 설립했다. 당시 주변에서는 '돈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했지만 고인은 "사통팔달 대한민국 제일의 목에 청소년을 위한 멍석을 깔아주자. 책을 읽은 청소년이 작가나 교수, 사업가, 대통령이 되고 노벨상도 탄다면 그 이상 나라를 위한 일이 어디 있겠냐"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단일 면적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교보문고가 문을 열수 있었다. 교육에 대한 그의 신념은 교보문고의 입구 표지석에 새겨진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글귀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많은 국민들에게 친숙한 '광화문글판'도 대산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1991년부터 광화문 사거리에 걸린 광화문글판은 33년째 같은 자리에서 시민들에게 큰 울림을 주며 시와 문학 대중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교보생명 측은 "광화문글판은 초기 계몽적 메시지가 주를 이뤘지만 고인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글판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해 지금처럼 계절마다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로 갈아입고 있다"고 전했다.

대산은 자신의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과정에서도 국민교육의 신념을 놓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분야가 무엇인지 각계 인사를 만나 파악하고난 이후 농촌, 문학, 교육 분야의 지원을 위한 공익재단을 만들었다.

대산은 보험산업과 국가경제 및 예술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1996년 기업인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세계보험협회(IIS)로부터 한국 보험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1983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보험대상을 받았다. 1996년에는 보험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보험 명예의 전당 월계관상'을 수상해 한국 보험산업 발전을 알렸다. 고인의 경영 철학은 아들인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에게 이어져 오고 있다.

신 의장은 지난 23년간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속에서도 내실성장을 주도하고 고인의 신념을 계승·발전 시켜 사람 중심의 경영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신 의장은 올해 11월 세계보험협회로부터 이해관계자와 함께하는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보험 명예의 전당 월계관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신 의장은 "기업 경영은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가치를 균형있게 전달하는 과정"이라며 "이익은 자연스럽게 뒤따라 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보험산업 역사상 최초로 부자 기업인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사례다.

9월 내내 대산을 기리는 각종 추모 행사가 열린다.

교보문고 광화문점 아트스페이스에서는 '대산이 오늘의 청춘에게'라는 주제의 추모 전시회가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교보교육재단은 7일 '대산의 인본주의 교육과 미래인재 코드'를 주제로 대산의 인본주의 교육철학을 조명하는 학술심포지엄을 진행한다.

교보문고는 15일부터 심야책방, 100일 독서챌린지 등 다양한 독서 캠페인을 운영할 계획이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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