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레전드들의 애정어린 조언 "세계선수권 부진은 약…후배들 역사 잘 따라가고 있다" [스포타임]

▲ 박성현 김진호 김종호 안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용산, 조영준·임창만 기자]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의 역사를 이끌어 온 레전드들이 후배들을 향해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양궁 대회인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23이 3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막을 내린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 양궁 역사에 굵직한 발자국을 남긴 '레전드'들과 현 국가대표 그리고 유소년대표가 팀을 이뤄 맞붙는 이벤트 매치가 마련됐다.

1980년대 한국 양궁의 '신궁'으로 불렸던 김진호(1979년 세계선수권대회 5관왕)는 2004 아테네올림픽 2관왕인 박성현, 안산(광주여대) 김종호(컴파운드 국가대표) 이환지(유소년대표)와 한 팀을 이뤘다.

1984년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서향순은 2004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경모, 김제덕(예천군청) 소채원(컴파운드 국가대표) 염정민(유소년대표)와 팀을 구성했다.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를 가진 김진호는 "1986년 아시안게임 이후 은퇴했고 이후 활을 쏴보지 않았다. 이 대회를 위해 최근에야 활을 만져봤다"고 말했다.

▲ 박경모 서향순 소채원 김제덕 ⓒ곽혜미 기자

서향순은 "1988년 이후로는 활을 쏘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이틀 정도 활을 쐈는데 타깃만 잘 맞췄으면 한다"며 웃으며 말했다.

1980년대부터 한국 양궁은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다. '신궁 계보'가 생길 정도로 한 시대를 풍미한 궁사들은 계속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전 종목 석권을 노렸지만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에 그쳤다. 특히 여자부는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노메달'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 들어야 했다.

김진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조금 부진했지만 이기고 지기도 하는 게임이고 후배들의 부담감도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 대회도 계속 이어져서 컨디션에도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아시안게임에서는 편안하게 잘 집중해서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안산 ⓒ곽혜미 기자

서향순은 "세계선수권대회는 아쉬웠지만 약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한국 선수들은 큰 대회에서 강하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잘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박경모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이 됐을 것으로 본다. 한 번쯤은 고비가 오지 않을까했는데 이번을 계기로 선수들과 레전드들, 협회가 모두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준비했으면 한다. 그래도 대한민국 양궁은 세계 최강이고 후배들도 이 역사를 잘 따라가고 있다"며 후배들을 독려했다.

안산은 "(양궁은) 승패가 정해져 있는 게임이 아니다. 한국 선수들도 도전하는 입장으로 경기에 매번 출전한다. 맡겨놓은 것을 찾으러 가는 표현도 있는데 당연한 승리보다는 함께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이루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 김제덕 ⓒ곽혜미 기자

김제덕은 전날 개인전 8강에서 국가대표 동료인 이우석(코오롱엑스텐보이즈)에게 져 탈락했다. 4강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에 대해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하지 못하고 경기를 끝내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 아쉬움을 토대로 아시안게임에서는 최고의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우석 선수는 같은 국가대표라 한편으로는 편했고 한편으로는 부담감도 있었다. 선의의 경쟁을 했고 또 하나 배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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