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퇴직률 48%”...SK온 해외 법인에 무슨 일이

SK온과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합작해 미국 켄터키주에 짓고 있는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 SK온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 한해 동안 SK온 유럽, 미주, 아시아(한국 제외) 등 해외법인 임직원 10명중 절반 가까이가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SK온은 향후 다양한 복지 정책을 통해 퇴직률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SK온 해외 법인 퇴직률 47.8%...3사 가운데 제일 높아

3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SK온 해외 법인 퇴직률은 47.8%로 나타났다. 미주 법인이 1713명으로 제일 많았고 한국 제외 아시아 법인이 1580명, 유럽 법인이 1085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를 모두 합한 총 퇴직자는 4378명에 달한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비교하면 현저하게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삼성SDI 해외법인 임직원 퇴직률은 19.4%, LG에너지솔루션은 10.6%다. 지난해는 삼성SDI 23.4%, LG에너지솔루션 12.2%였다.

3사 가운데 SK온 해외법인 퇴직률이 가장 높은 것은 SK온의 해외 진출 기간이 짧은 데다 업무가 상대적으로 힘들고 외국인들의 조직 충성도도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는 급여를 조금만 인상해줘도 일자리를 옮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SK온이 해외 진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직이 잦은 것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도 해외 진출 초창기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SDI가 헝가리 괴드에 배터리 공장을 준공한 2017년 해외 법인 퇴직률은 45.6%로 현재 SK온과 비슷하다.

"내부 구성원 소통 지속, 다양한 복리 후생 제공 중"

SK온은 앞으로 다양한 복리 후생을 통해 퇴직자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SK온은 최근 미국 법인 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주·야간 교대 운영에 대한 민원을 파악하고 유동적이던 교대 근무를 고정 형태로 변경했다. SK온 관계자는 “근무 형태 고정을 반기는 직원이 굉장히 많다고 들었다”며 “아무래도 근무 이후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법인 직원을 대상으로 직원 연봉의 일정 수준을 기업이 추가로 내주는 추가 저축(Matching Contributions)도 해준다. 업계는 해당 제도가 실질적인 연봉 상승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비율은 1~6%까지 다양하며 SK온은 6%를 보장해준다. 점심과 의료보험도 제공한다. 현재 SK온이 진출한 미국 조지아주는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점심을 제공해야 하는 의무 조항이 없다. 특히 점심 제공이 직원들의 만족도를 상당히 높인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유럽 법인의 경우 5·10·15·20년 마다 장기근속 장려금을 지급한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도 복지 혜택을 늘리는 추세다. 삼성SDI는 미국 법인 전직원에 의료 보험을 제공하고 사내 병원에 전문 의료진을 상시 배치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법인 구성원에 개인 연금(핵심 직책자 한정) 및 의료 시설을 제공한다. 미국 미시간주 공장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올해 1월 1일부터 건강 보험을 100% 지원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배터리사들은 해외 법인 직원들의 퇴사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진출 초기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