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은 없다”…정부, 세수결손에 ‘역대급’ 기금 여윳돈 투입할 듯
유례없는 세수 결손분을 충당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기금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러 기금의 자금을 통합 관리하는 계정인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 외국환평형기금 등의 여유 재원으로 끌어오는 방식으로 일반회계 재원을 보충할 것으로 보입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올해 들어 7월까지 세수가 지난해보다 40조 원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도 ‘빚을 내지 않겠다’고 강조했는데, 이를 위해 쓸 수 있는 숨겨둔 수단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 “외평기금 원화 여유”…공자기금으로 전환해 세수결손 메운다
오늘(3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통상 기금 여유 재원은 최대 5조 원을 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획재정부는 외평기금 예탁금을 조기 회수하는 방식으로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도는 공자기금 여유 재원을 확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외평기금은 환율 급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기금입니다.
지난해부터 고공 행진한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외환 당국은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여왔고, 이로 인해 외평기금에 원화가 이례적으로 대거 쌓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환율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당분간 외평기금의 원화 자금을 대규모로 사용할 상황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외평기금 여유 재원을 일단 공자기금으로 보내면, 이를 일반회계로 넘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공자기금이란 다른 기금들의 여유 재원을 빌려오거나(예수) 자금이 부족한 곳에 빌려주는(예탁) 총괄계정으로, ‘공공기금의 저수지’로도 불립니다.
■ 기재부 다음 주 ‘세수 부족분’ 재추계 발표
이는 기재부의 ‘세수 재추계’ 작업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재부는 늦어도 다음 주까지 세수 부족분을 재추계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올해 1∼7월 국세 수입은 217조 6천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3조 4천억 원 줄었습니다.
남은 5개월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세금을 걷는다고 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400조 5천억 원) 대비 48조 원 부족합니다.
이른바 ‘세수 펑크’가 50조 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은 물론, 60조 원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60조 원을 기준으로 중앙정부가 메워야 하는 부족분은 ‘세수 펑크’의 60%에 해당하는 36조 원가량으로 추정됩니다.
내국세의 40%가량이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명목으로 지방에 내려가야 한다는 법 규정에 따른 것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세수 펑크의 약 40%는 지방부담이라는 얘기입니다.
관세, 종합부동산세 등 일부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6대 4의 비율로 중앙과 지방이 각각 부담하는 셈입니다.
■ 중앙정부 세수 결손 어떻게 메웠나…“이전에도 공자기금 끌어 썼다”
중앙정부의 세수 결손을 메우는 재원은 크게 불용(不用), 세계(歲計) 잉여금, 공자기금 재원입니다.
우선은 편성한 예산을 쓰지 않는 ‘불용’으로 10조 원대 자금이 확보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11~2016년 평균적으로는 11조 5천억 원 불용이 발생했습니다.
세계 잉여금으로는 3조~5조 원대 재원이 가능합니다.
2022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의 일반회계 잉여금 6조 원 가운데 출연·상환 등을 제외한 순수한 여윳돈은 2조 8천억 원입니다.
자유로운 활용에 제한이 있는 특별회계 잉여금 3조 1천억 원까지 최대한 활용한다면 5조 9천억 원입니다.
나머지 20조 원 안팎의 부족분은 공자기금 재원으로 메울 수 있다는 게 기재부 판단으로 전해졌습니다.
외평기금 자금을 중도에 상환받거나 신규 예탁을 줄이는 방식으로 예년 규모를 크게 웃도는 공자기금 재원을 마련한다는 것입니다.
올해 공자기금 정부 내부지출 153조 4천억 원의 최대 20%인 약 30조 원까지는 국회 의결 없이 행정부 재량으로 일반회계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다른 기금에 빌려준 예탁금을 대규모 조기 상환받는 방식으로 공자기금 여유재원 확보가 가능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20년 추경 예산안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외평기금 공자기금 신규 예탁을 줄이는 방식으로 2조 8천억 원을 조달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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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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