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 다음날 술 마시고 운전대 잡은 교장 차에 '쿵'…제자 2명 중상

한 고등학교 교장이 정년퇴임 바로 다음날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경기 이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6시30분쯤 이천시 장호원읍의 한 삼거리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하던 모하비 차량이 녹색 신호에 직진하던 토레스 차량과 충돌했다. 토레스는 녹색 신호를 받고 정상적으로 주행하고 있었지만, 갑작스런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이 사고로 토레스 차량에 타고 있던 20대 2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비 차량 운전자인 60대 A씨도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는 중이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은 음주 감지기를 통해 A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A씨가 크게 다쳐 정확한 음주 측정이 어려운 탓에 경찰은 향후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확인을 위해 A씨 혈액을 채취해 둔 상태다.

경찰은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A씨를 입건하고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A씨는 경기지역 전직 고등학교 교장으로 사건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정년 퇴임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사고를 당한 B씨 등 20대 피해자 2명은 공교롭게도 과거 A씨가 재직하던 학교에 다닌 제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측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현재 대학병원에 입원해 눈도 못 뜨고 있는 상태”라며 “이들은 중학생 때 가해자에게 수업도 받았던 제자들”이라고 말했다.

이천=송동근 기자 sd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