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집 창업으로 갈아타야 하나?
창업자 역량과 출점 콘셉트가 성패 가를 듯
(시사저널=김상훈 창업통 소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서 외식 상권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10만 개가 넘는 바다 관련 음식점에 초비상이 걸렸다. 횟집과 일식집, 초밥집과 참치전문점, 해물탕집, 해물포차 등 수많은 바다 관련 음식점 경영자는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다 관련 음식점이 아닌 새로운 메뉴 콘셉트로 업태 변환을 서두르는 음식점들도 포착되고 있다. 바다 음식점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진다면 자구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고깃집 창업으로 업종 전환을 실행해 보는 방법이다. 이미 참치전문점이 한우전문점으로 간판을 바꿔 다는 경우도 여럿 목격되고 있다.
고깃집 창업시장의 절대강자는 돼지고기
그렇다면 과연 고깃집 창업시장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은 돼지고기 32.31kg, 닭고기 18.2kg, 소고기 12.7kg이다. 연간 1인당 육류 총소비량은 60kg 정도다. 10년 전 우리나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41kg 정도였다. 유럽연합 국가들의 1인당 70kg에 비해서는 적지만 국내 육류 소비량은 꾸준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인의 1인당 쌀 소비량이 연간 56kg으로, 10년 전 70kg에서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이 육류 소비량 지수는 고깃집 창업시장과 연동돼 있다. 창업시장에서도 돼지고기 창업시장이 가장 뜨겁다. 다음으로는 닭고기, 소고기 순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영업 중인 돼지고기 음식점 수는 6만8000개에 달한다. 소고기 전문점 3만5000개의 두 배에 달한다. 돼지고기를 테마로 하는 창업 아이템은 많다. 삼겹살집부터 시작해 돼지갈비집, 족발집, 감자탕집, 돼지고기 부산물을 이용하는 순댓국집, 돼지국밥집 등 다양한 창업 아이템이 존재한다.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삼겹살 브랜드만도 24개가 공정위에 등록돼 있다. 돼지고기 관련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87개, 고기 관련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144개에 이른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바다요리가 요즘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적으로 고깃집 창업시장, 그중에서도 돼지고깃집 창업에 대한 관심도는 갈수록 커지는 형국이다. 관건은 어떤 테마의 돼지고깃집을 할 것이냐다.
소고기 전문점의 경우 국내산 및 수입산 소고기 전문점으로 양분된다. 국내산 소고기는 원재료 자체가 비싸다. 전국의 한우 산지에서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로 터를 잡고 있는 상황이다. 소고기 시장은 한때 광우병 파동이라는 외부적 악재가 있었지만 현재는 미국산·호주산 소고기 소비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한때 수입소고기 전문점은 무한리필 고깃집이라는 타이틀로 창업시장의 이슈가 되기도 했다. 어느 갈비 프랜차이즈는 빨아 쓰는 갈비 파동으로 언론의 된서리를 맞기도 했다.
창업자 관점에서는 고급화를 내세우는 한우 전문점을 결정할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는 수입육 소고기 전문점을 오픈할지 등 출점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닭고기 시장 또한 불멸의 스테디셀러 아이템이다. 닭을 대표하는 창업 아이템은 단연 치킨 전문점이다. 공정위 등록 프랜차이즈 브랜드만도 무려 663개, 전국에서 영업 중인 치킨집은 7만5000개에 달한다. 치킨 시장은 후라이드 치킨과 바비큐 시장으로 나뉜다. 창업시장에서는 후라이드 치킨 시장이 절대강자로 터를 잡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름에 튀기지 않은 오븐닭 시장, 복고형 닭요리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절기에 특수인 삼계탕 시장도 늘 관심 아이템이다. 닭 관련 창업시장에서 최근 치킨주점, 치킨호프집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 복고형 아이템인 닭갈비집, 닭발집도 포차 스타일로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최근 고깃집 시장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아이템은 양고기 식당이다. 대중적인 콘셉트로는 양꼬치와 마라탕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엔 양갈비집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현재 영업 중인 양고기 식당은 5900개 정도며,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가세하고 있다. 선발 브랜드는 현재 140개 정도의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고깃집에 비해 폭발적 증가세는 아니다. 투자금액은 점포 비용 제외 20평 기준으로 1억원 정도다. 연평균 매출액은 4억~5억원 수준이다. 월평균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3400만~4000만원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도 신세대 소비자들은 마라탕, 양꼬치에 대한 선호를 이어가고 있다. 양고기의 원재료는 호주산 양고기가 95%를 차지한다. 1년 미만의 어린 양고기를 주로 이용해 다양한 콘셉트의 양갈비, 양고깃집이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고깃집 창업으로 성공하려면?
고깃집 창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첫단추는 창업자의 역량이다. 우선 고깃집 창업자 스타일 만들기가 중요하다. 고객들과의 공감능력, 소통능력이 강한 창업자가 유리하다. 고깃집은 단순 식사고객뿐만 아니라 저녁시간에 술 한 잔 하는 고객이 절대적이다. 때문에 손님들의 만족도를 견인하는 창업자의 고객 친화력은 매우 중요하다. 요즘 시대 고깃집에서는 고기를 손질하는 것도 사장의 몫이다. 칼로 고기를 손질하는 기술력 확보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인건비 높은 육부장을 채용하지 않고, 사장이 직접 육부장 역할을 수행하는 고깃집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이유는 인건비를 줄이고 순이익률을 높이려는 자구책이다.
고깃집은 힘든 창업 아이템이다. 주류와 함께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야간시간대, 심야영업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고기를 주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외식업에 비해 원가율이 높고, 마진율은 낮은 아이템이다. 더욱이 후쿠시마 오렴수 방류 여파로 육류 소비가 늘어나면서 요즘 고깃집 원가가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판매가의 50%까지 식재료 원가를 부담하는 식당도 늘어나고 있다. 테이블에서 고기를 직접 굽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도 크다. 주변 경쟁 상황을 고려한 출점 콘셉트도 명확해야 한다. 육종 선택뿐만 아니라 곁들이찬의 품격까지 갖춰야 한다. 시설과 분위기 연출은 기본이다. 그럼에도 당분간 고깃집 창업의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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