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화창구’ 빌 리처드슨 전 대사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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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등을 위해 북-미 간 대화창구 구실을 해온 빌 리처드슨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숨졌다.
리처드슨 대사는 이 가운데 북한·쿠바·이라크·미얀마·수단 등에 억류된 미국인의 석방을 위해 해당국 정부와 교섭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특히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과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해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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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등을 위해 북-미 간 대화창구 구실을 해온 빌 리처드슨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숨졌다. 향년 75.
비영리단체 리처드슨센터는 2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리처드슨 전 대사가 전날 매사추세츠주 채텀에 있는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뉴멕시코주 연방 하원의원(1982∼1997)을 시작으로 정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클린턴 행정부 때 유엔 주재 미국대사(1997∼1998)와 에너지부 장관(1998∼2000)을 지냈다. 2003년엔 뉴멕시코 주지사에 당선되어 2011년까지 2선을 했다. 2008년엔 민주당 대선 경선에 도전했다가 중도 사퇴하고 버락 오바마를 지지했다.
리처드슨 대사는 이 가운데 북한·쿠바·이라크·미얀마·수단 등에 억류된 미국인의 석방을 위해 해당국 정부와 교섭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특히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과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해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센터의 부책임자 미키 버그먼은 “고인은 공직 기간과 그 이후에도 외국에 억울하게 억류되거나 볼모로 붙잡혀 있던 사람들의 석방을 포함해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평생 해 왔다”며 “세계는 부당하게 외국에 붙잡혀 있던 사람들을 위해 일해온 챔피언(옹호자)을 잃었다”고 말했다.
리처드슨은 미국 하원의원 자격으로 북한 핵시설을 방문하기 위해 북한에 머물던 1994년 12월 주한미군 헬기가 휴전선 근처를 비행하다 북한군에 격추되자 헬기 조종사 송환 협상에 긴급 투입됐다. 당시 클린턴 행정부의 요청으로 북한과 교섭에 나선 끝에 숨진 조종사 데이비드 하일먼 준위의 유해를 돌려받고, 살아남은 보비 홀 준위의 무사귀환을 이끌어냈다. 2년 뒤인 1996년에는 클린턴 대통령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해 강석주 당시 외교부 제1부부장을 만나 밀입국 혐의로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에번 헌지커가 풀려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뉴멕시코 주지사로 재직하던 2007년 4월에도 북한을 방문해 6·25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6구를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고, 2009년엔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다 국경을 넘어 북한에 붙잡힌 중국계 미국인 로라 링 기자의 석방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북한과 비공식 대화 창구 역할은 이어졌다. 민간인이었던 2013년 1월에는 에릭 슈밋 구글 회장과 함께 북한을 찾아 핵실험 유예와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석방을 요청했다. 최근에도 러시아가 지난해 12월 미국 여자농구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를 미국에 구금된 자국 무기상과 맞교환하도록 설득하는 데 역할을 했고, 지난 1월에는 미 정부와 협력해 러시아에 구금된 미 해군 출신 테일러 더들리를 집으로 데려왔다. 북한을 포함해 해외에 억류된 미국인의 석방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 후보로 5번이나 추천된 바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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