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 20주기 추모식

대산신용호기념사업회는 대산(大山)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영면 20주기를 맞아 지난 1일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전사 추모식을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추모식 당일에는 학계, 문화계를 비롯한 유관기관 주요인사, 교보생명 및 관계사 임직원, 교보 공익재단 대표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남궁훈 대산 신용호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추모사를 통해 "대산은 보험과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으로 국가와 민족을 사랑한 기업가이자, 국민교육진흥에 대한 신념을 실현한 교육 지도자"라며 "돈이 아닌 사람을 위해 사업을 했던 인간 존중의 문화는 교보생명의 경영철학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대산은 20세기 한국 경제를 빛낸 경영자로 꼽힌다. 생명보험 외길 인생을 걸어온 한국 보험산업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2003년 9월, 8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대산의 삶을 관통한 키워드는 '국민교육'이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피어난 '국민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1958년 대한교육보험(현 교보생명)을 창립했고 세계 최초로 '교육보험'을 만들었다.

그는 1981년에는 교보문고를 설립했다. 당시 주변에선 "돈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했지만 대산은 "사통팔달 대한민국 제일의 목에 청소년을 위한 멍석을 깔아주자"며 "(교보문고에) 와서 사람, 책, 지혜와 만나고 책을 읽은 청소년이 작가나 대학 교수, 사업가, 대통령이 도고 노벨상도 탄다면 그 이상 나라를 위하는 일이 어디 있겠냐"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현재 교보문고는 회원수 1800만명에 연간 방문객도 5000만명에 이른다.

1983년 대산(왼쪽)은 세계 보험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세계보험협회(IIS)로부터 한국인 최초로 '세계보험대상'을 수상했다./사진=교보생명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대산은 1996년 기업인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또 세계보험협회(IIS)로부터 1983년에 한국인 최초로 세계보험대상을 받았다. 1996년에는 보험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보험 명예의 전당 월계관상'을 수상했다. 대산의 아들인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도 오는 11월 IIS로부터 같은 상을 받을 예정이다. 보험산업에서는 최초로 1, 2세대 부자 기업인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셈이다.

교보문고 광화문점 아트스페이스에서는 대산 영면 20주기를 맞아 '대산이 오늘의 청춘에게'라는 주제의 추모 전시회를 30일까지 진행된다. 또 교보교육재단은 오는 7일 '대산의 인본주의 교육과 미래인재 코드'를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을 연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