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검색이 안되는 처음보는 얼굴···‘마스크걸’ 이한별[인터뷰]

임지선 기자 2023. 9. 3. 13:5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나·고현정과 함께 ‘김모미’ 3인 1역
4개월에 걸친 오디션 거치며 캐스팅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이해해보고 싶도록 연기”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배우 이한별은 김모미의 초반부를 연기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은 ‘3인 1역’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였다. 배우 나나와 고현정, 그리고 ‘못생긴 얼굴로 외모 콤플렉스를 지닌 초반 김모미’. 넷플릭스는 제작발표회 전까지 초반 김모미를 연기하는 신인 배우가 누군지 밝히지 않았다. <마스크걸>이 공개되고 나서 극 중 김모미의 초반 서사를 담당하는 배우 이한별을 향해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캐릭터’ ‘정말 처음 보는 얼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어디서도 프로필을 찾아볼 수 없었던 ‘하늘에서 뚝 떨어진’ 배우 이한별을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배우 이한별에게 <마스크걸>은 본격적인 데뷔작이자 첫 주연작이다. 전작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학생들의 단편·독립영화였다. 그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최근 다시 시작해서 인기를 느끼지는 못하는데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이 다 외국인”이라며 “어디선가 많이들 봐주시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신기하다”고 말했다. <마스크걸>은 8월21~27일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1위에 올랐다.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이한별은 20대 초반부터 배우를 꿈꿨다. 보통 배우가 되겠다고 하면 에이전시부터 찾아가지만 그는 달랐다. “배우에게도 다양한 길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은 단편영화로 시작해서 차츰차츰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이한별은 대학 졸업 후 학생들 작품에 4~5년 출연하다가 <마스크걸> 오디션에 프로필을 냈다. 캐스팅이 되기까지는 4개월이 걸렸다. “다른 배우들 캐스팅 소식에 처음에는 부담이 됐어요. 그때는 ‘내가 모미가 됐다’는 걸 즐겁게만 받아들이진 못했어요.”

<마스크걸>의 김모미는 어릴 때부터 타고난 끼와 춤 실력으로 연예인을 꿈꿨지만 외모 콤플렉스로 바람을 이루지 못하고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간다. 꿈을 완전히 버리진 않았다.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공간에서 ‘토요일 밤에’ 노래를 틀고 춤을 춘다. 구독자들이 보내주는 유료 아이템 ‘하트팡’은 김모미의 자존감을 채워준다. 모미는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하다가 성폭행 당할 위기에 내몰려 살인을 저지른다.

이한별은 “모미에게 극적인 사건들이 초반에 진행되다 보니 감정의 진폭이 컸다”며 “이 인물의 선택을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이해해보고 싶어질 수 있도록 연기하려 했다”고 전했다. “이중적 면모가 있는 인물이라고 느꼈어요. 주눅 들어 있고 아픔이 있는 사람이 BJ 활동을 하면서도 꿋꿋하게 이겨나갔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어떤 선택을 하는 데 대해 많이 안쓰러웠어요.”

배우 이한별. 넷플릭스 제공

극 중 모미의 첫 장면은 사무실 복사기 앞에 서 있는 모습. 광대뼈가 도드라지는 얼굴이다. 그는 “웹툰과의 싱크로율을 무시할 수 없으니 웹툰 외형을 따르려고 했다”며 “맨 얼굴에 광대뼈가 부각되는 캐릭터여서 촬영 때 메이크업을 지우고 또 지우며 굴곡을 더 강조할 수 있게 수정했는데 나중에는 즐기면서 했다”고 떠올렸다.

촬영하는 동안 김용훈 감독은 이한별에게 ‘만들어내지 말고 네가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많이 말했다고 한다. 이한별은 “일상적인 제 모습이 자연스럽게 녹아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며 “작품을 지금 다시 보니, 순간순간 친구들이 찍어준 ‘내 모습’이 나올 때가 있었다. 솔직하게 연기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제 막 배우의 길에 들어선 이한별. 그는 “앞으로 다양하게 많이 연기해보겠다”며 “한 번쯤은 나의 색깔을 잘 드러내고 감정선을 촘촘하게 쌓아서 느린 호흡으로 보여주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