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로메로→매디슨까지! 실력으로 뽑은 주장단, 토트넘 캡틴들 골+골+골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이들을 뽑은 증거를 잘 보여줬다."
토트넘 홋스퍼가 활짝 웃었다. 가장 필요로 하던 골 소식으로 대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토트넘은 지난 2일 영국 번리에 있는 터프무어에서 펼친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번리와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의 해트트릭과 제임스 매디슨,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골을 묶어 5-2로 크게 이겼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리그 3연승을 내달렸다. 개막전 무승부 이후 모든 경기를 이기면서 3승 1무 승점 10점으로 2위로 아주 좋은 출발을 알렸다.
토트넘은 주중 펼친 잉글랜드풋볼협회(EFL) 카라바오컵에서 2라운드 만에 짐을 쌌다. 지난 2007-08시즌 칼링컵 우승이 토트넘 트로피 역사에 마지막이었던 가운데 올 시즌도 15년을 이어온 무관 탈출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소식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토트넘은 올 시즌 총 3개의 대회에 출전한다. 지난 시즌 극도로 부진한 탓에 유럽대항전 진출에 실패하며 운영할 대회가 하나 줄었다. 우승 가능성을 점칠 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영국축구협회(FA)컵에 비해 카라바오컵 난이도가 가장 수월하다.
그런 대회를 놓쳤으니 선수단에 악영향으로 이어질 만했다. 이를 극복하려면 승리가 특효약이다. 이를 모를리 없는 토트넘은 번리를 상대로 무력 시위를 펼쳤다. 선봉에 손흥민이 섰다. 카라바오컵에서 히샤를리송이 선발로 뛰었던 탓에 손흥민의 원톱 기용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이다.
최전방에 손흥민을 배치한 토트넘은 드디어 쓰임새를 찾았다. 올 시즌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플레이메이커 성향을 더 보여줬다. 왼쪽 측면과 함께 넓은 활동 반경을 보여주며 패스에 더 집중했다. 충분히 좋은 활약이었지만 손흥민의 장점은 결정력과 슈팅력에 있다. 이를 살리려면 더 골문과 가깝게 배치해야 했고 번리전에서 적중했다.
손흥민은 0-1로 끌려가던 전반 16분 동점골을 뽑아내며 해트트릭의 서막을 알렸다. 손흥민의 장점이 잘 나타난 부분이다. 역습 상황이 되자 최전방에서 바로 상대 진영으로 달렸다. 후방에서 넘어온 볼을 침착하게 받아 주변에 있던 마노르 솔로몬에게 패스했다.
그리고 다시 문전을 향해 움직였다. 솔로몬도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차분하게 다시 연결했다. 이를 받은 손흥민은 상대 골키퍼가 골문을 박차고 나오자 절묘하게 볼을 찍어차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득점으로 토트넘은 분위기를 바꿨다. 공세 흐름을 갖춘 토트넘은 전반 추가시간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역전골을 뽑아냈다. 코너킥 공격에 가담한 로메로는 문전 혼전 이후 뒤로 흐른 볼을 강한 중거리 슈팅으로 마무리해 골문 구석에 꽂았다.
손흥민과 로메로의 골로 경기를 뒤집은 토트넘은 후반 계속 오름세를 탔다. 8분 만에 매디슨도 오른발 슈팅으로 번리 골망을 흔들면서 확 달아났다.
앞으로는 손흥민이 해트트릭을 완성하는 시간이었다. 후반 18분 아크 정면에서 솔로몬의 낮게 깔린 패스를 가볍게 밀어넣은 손흥민은 불과 3분 뒤 페드로 포로의 절묘한 얼리 크로스를 받아 왼발로 번리 골문을 재차 저격했다. 해트트릭. 손흥민의 프로 통산 7번째 해트트릭이었다.
쇼타임을 마친 손흥민은 후반 27분 히샤를리송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풀타임을 뛰지 않고도 해트트릭을 폭발하면서 마침내 시즌 출발을 알렸다.
손흥민에 이어 매디슨과 로메로까지 골맛은 본 게 고무적이다. 이들은 이번 시즌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단이다. 위고 요리스가 이적을 선언하고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새로운 주장단을 선임해야 했다.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전에 라커룸에서 입김을 발휘하던 에릭 다이어, 올리버 스킵,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등을 배제했다. 실력에 입각해 주장들을 선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실수하고 비주전임에도 입만 앞세운 이들과 달리 손흥민, 매디슨, 로메로는 그라운드에서 입증하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오늘 경기가 바로 이들을 주장으로 꼽은 진정한 증거"라며 "리더에 앉힌 세 명은 행동으로 책임을 보여주는 선수들"이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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