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8㎝인 지하철 이것…방심하다 아이 몸 ‘쑥’

최근 충무로역에서 남자아이 온몸 빠져
서울1~8호선 3395곳, 간격 10cm 넘어
교통공사 “사고 줄일 다양한 방안 구상”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무심코 지나치는 지하철 승강장, 자칫 방심하다간 ‘발빠짐 사고’를 당할 수 있다. 특히 체구가 작은 어린아이는 최대 28㎝에 달하는 열차와 승강장 사이 틈에 온몸에 빠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3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보험금을 지급한 발빠짐 사고는 지난해에만 79건 발생했다. 2018년 104건에서 2019년 97건, 2020년 50건, 2021년 51건으로 줄어들었다가 다시 증가했다. 올해는 8월까지 32건이 있었다.

최근 서울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에서는 지하철에서 내리던 4세가량 남자아이가 승강장 틈에 온몸이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함께 있던 엄마의 비명을 들은 승객 여러명이 지하철 문이 닫히지 않도록 온몸으로 막고 아이를 20여초 만에 구조해 다행히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충무로역 열차와 승강장 간격은 최대 26㎝로 확인됐다. 이는 서울교통공사가 관할하는 지하철 1∼8호선 승강장 간격 가운데 두번째로 넓은 수준이다. 가장 넓은 곳은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으로 최대 28㎝다. 

웬만한 성인 발 크기보다 넓은 간격으로 누구나 발빠짐 사고를 당할 수 있는 셈이다. 공사에 따르면 간격이 10㎝를 넘는 승강장은 3395곳으로 전체 1만9256곳의 17.6％를 차지했다.

이 간격은 운행 때 좌우로 흔들리는 열차와 승강장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존재한다. 승강장 가운데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된 곳은 틈이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게 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장애인과 노인·아이에게 승강장 틈은 승하차 때 위협요소다. 20㎝가 넘는 간격은 발빠짐은 물론 휠체어를 움직이는 데도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도시철도건설규칙을 통해 간격이 10㎝가 넘는 부분에 안전발판 등 실족사고 방지를 위한 설비를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공사는 국토부의 지침에 따라 134개 역 3739곳에 고정형 고무발판을 붙였다. 또 203개 역에서 이동식 발판도 운용하고 있다. 승차 위치 승강장 바닥과 스크린도어에는 노란색으로 ‘발빠짐 주의’ 표시를 하고, 승하차 시 안전을 당부하는 안내방송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발빠짐 사고는 매년 이어지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고무발판 등을 대책으로 마련하지만 전동차가 진행할 때 툭 튀어나온 발판이 열차와 충돌할 수도 있어 완벽한 대안은 아니다”라며 “발빠짐 사고를 줄일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