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침체 지속…“L자형 장기침체 현실화”

정옥재 기자 2023. 9. 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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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침체에 빠지면서 올해 하반기 경제에 불확실성이 증폭된다.

현대경제연구원(현경연)은 3일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2023년 3분기)' 보고서를 내어 중국 수출 부진, 반도체 수출 부진, 내수 침체로 지난 2분기에는 사실상 역성장했고 오는 3분기에도 비슷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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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3일 경기회복 보고서
3분기 중국 반도체수출 부진, 내수 위기
2분기 성장률 수입감소로 사실상 역성장
8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8.4% 줄어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침체에 빠지면서 올해 하반기 경제에 불확실성이 증폭된다.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0.6%로 올해 1분기의 0.3%보다 높아지면서 외형상 경제 성장세가 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경제성장률 추이 및 전망. 현대경제연구원 올해 6월 수정 전망.


하지만 이는 민간소비(전기대비 △0.1%), 건설투자(△0.3%), 설비투자(△0.2%), 수출(△1.8%) 등 모든 수요 부문이 일제히 감소했고 여기에 수입(△4.2%) 감소 폭이 역성장 요인을 상쇄시켰기 때문이다. 사실상 역성장이다.

▮ 중국 부진, 반도체 수출 부진

현대경제연구원(현경연)은 3일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2023년 3분기)’ 보고서를 내어 중국 수출 부진, 반도체 수출 부진, 내수 침체로 지난 2분기에는 사실상 역성장했고 오는 3분기에도 비슷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반등 없이 장기 침체로 이어지는 L자형 부진이 우려된다는 게 현경연 분석이다.

현경연은 소비 침체를 경고했다. 올해 7월 소매 판매는 일시적 영향과 더불어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실질 구매력 약화로 큰 폭의 감소세로 전환됐다. 7월 소매판매 전월비 증가율은 △3.2%로 코로나 경제 위기가 시작된 2020년 7월(△4.6%)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침체를 기록했다. 그동안 소비를 견인하던 내구재 소비가 급감하면서 2020년 7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5.1%)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설비 투자가 급감했다. 전월 대비 7월 설비투자지수 증가율은 △8.9%였다. 이는 11년 4개월만 최대 감소 폭이다. 또한 설비투자의 핵심인 ICT투자는 전년동월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 중이다.

수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대(對) 중국 수출이 품목에서는 반도체 수출이 상대적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8월 수출증가율은 전년동월비 △8.4%였다. 8월에도 수출 물량이 감소했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 침체(△19.9%)가 1년 3개월 연속 이어지는 가운데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20.6%)도 지난해 8월 이후 1년 1개월 연속 감소세다.

▮ 한국 경제는 어디로

현경연은 미국의 경착륙, 중국 시장의 유동성 함정 지속, 고물가에 따른 가계 구매력 약화가 경기 향방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의 호조가 이어지면서 골디락스의 가능성까지 언급되지만 고금리에 따른 경기 하강 우려는 지속 중이다. 뉴욕 연방은행의 경기 침체 확률 지표가 1년 내 미국 경제의 침체를 강하게 시사하고 있어 경기 침체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일부에서는 미국에서 1990년대 후반에 나타났던 골디락스(Goldilocks, 중성장·저물가)와 같은 경기 무착륙 가능성도 대두 중이다.

중국 경제의 내수와 외수의 복합 불황으로 성장 동력이 상실되면서 중국 정부가 마땅한 대응 방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정책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면서 경기 진작을 도모했지만 내수가 이에 반응하지 않는 유동성 함정 가능성도 보인다는 게 현경연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고물가와 더불어 긴축적 통화 정책에 따른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가계의 실질가처분소득이 4분기 연속 감소세다. 이에 따라 향후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실질가처분소득에 맞춰 실제 소비가 감소하는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현경연은 “당초 예상했던 ‘하반기 경기 회복’ 가능성이 약화되고 있으며 특히 수출 경기의 조기 회복이 어려울 경우 장기 침체 시나리오(L자형, 상저하저)가 현실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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