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더워” 제법 켰다 싶더니, 이 정도나?.. 냉방비 ‘폭탄 고지서’ 온다

8월 전력 거래량 5만 1,000GWh ‘역대 최고’
가정 등 전기요금 크게 오를 듯.. 요금 부과↑
전년 대비 20% 더 썼으면 요금 1.7배 예상
30% 늘었으면 지난해 2배.. ‘누진제’ 때문

앞으로 무더위가 한풀 꺾이는가 싶은데, 가계 고민거리는 더 커질 일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이은 더위 속에 8월 전기 사용량이 역대 여름 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기요금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인상된 탓입니다. 통상 4인 가구가 지난달 전기를 1년 전보다 20~30% 더 썼다면 전기요금은 최대 2배 수준 올라, 많게는 11만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늘(3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전력거래소에서 이뤄진 전기 거래량이 역대 여름철 중 가장 많은 5만 1,000기가와트시(GWh)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올 들어 전력거래소의 월간 전기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증가한 것은 8월이 처음입니다.

지난달 연일 계속된 무더위로 일반 가정과 상업 시설 냉방용 전기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결과로, 업계에선 경기 여파로 인해 전체 전기 수요의 절반 이상(55%)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 사용량이 정체된 반면, 8월 가정과 상업 시설에서 쓰는 일반용 전기 사용량이 예년보다 급증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가정용과 일반용 전기 비중은 각각 20% 수준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실제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하루 최고 기온이 섭씨 33도를 웃돈 폭염일이 11일로 2018년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지난달 서울 평균 기온도 27.2도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제주만 해도, 9월 열대야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황에 성산이 역대 3번째, 제주시가 역대 4번째로 열대야가 잦았던 해로 기록됐을 정도로 무더위 여파가 심했습니다. 올해 6월 첫 열대야를 시작으로 지난 8월까지 제주시에서만 열대야가 49일로 집계됐을 정도입니다. 서귀포시도 7월 14일, 8월에만 20일이 관측돼 누적 열대야 34일로 1961년 시작된 서귀포 기상 관측 이래 역대 16위에 올랐습니다.

더위가 지속되면서 지난달 특정 시간대 ‘최대 전력 수요’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7일 오후 5시 최대 전력 수요는 93.615기가와트(GW)를 나타내 역대 여름철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이처럼 지난달 전기 사용량이 급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면서 8월분 전기요금 인상도 불가피해지면서 가정과 소상공인 등의 부담분이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 전기요금은 지난해 4월부터 매 분기 모두 5차레에 걸쳐 인상돼 kWh(킬로와트시)당 39.6%, 40.4원이 올랐습니다.

일례로 한 달 427kWh의 전기를 쓰는 4인 가구 기준, 지난해와 같은 전기를 썼더라도 전기요금은 6만 6,690원을 냈던데서 8만 530원으로 오릅니다.

무더위로 에어컨 등 냉방기 사용이 늘어 전기 사용량이 20% 더 늘었다면 이달 전기요금은 지난해보다 73.8% 오른 11만 5,640원을 부담해야 합니다.

또 사용량이 30% 더 증가했다면 요금은 13만 1,340원으로, 2배 이상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기 사용량이 늘어난 것보다 요금이 증가 폭이 더 가파른 건 전체 사용량이 늘면 1kWh당 요금이 높게 매겨지는 상위 누진 구간에 진입해 더 높은 단가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무더위로 인한 전력 소비 증가와 전기요금 인상으로 가정은 물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부담은 커질 것이란 관측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