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작가 김유경 소설집 ‘푸른 낙엽’ 출간…“자유 대한민국은 한민족의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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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은 가을의 정취이자 낭만이다. 하지만 비바람에, 갑작스러운 한파에 단풍으로 미처 물들지 못한 채 땅과 마주한 푸른 이파리들도 있다. 푸른 낙엽이다. 충만하고 완성된 결말이 아니라 때 이르게 땅에 팽개쳐진 푸른 낙엽은 안쓰럽고 처량하다."
최근 세 번째 소설집 '푸른 낙엽'을 출간한 탈북 작가 김유경의 말이다.
김유경은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탈북민들이 '푸른 낙엽'을 닮은 존재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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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 끝 한국 정착한 탈북민들의 고민 담은 소설
"낙엽은 가을의 정취이자 낭만이다. 하지만 비바람에, 갑작스러운 한파에 단풍으로 미처 물들지 못한 채 땅과 마주한 푸른 이파리들도 있다. 푸른 낙엽이다. 충만하고 완성된 결말이 아니라 때 이르게 땅에 팽개쳐진 푸른 낙엽은 안쓰럽고 처량하다."
최근 세 번째 소설집 ‘푸른 낙엽’을 출간한 탈북 작가 김유경의 말이다. 김유경은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탈북민들이 ‘푸른 낙엽’을 닮은 존재라고 말한다. 북한이라는 나무에서 거센 폭풍에 휘말려 세상 밖으로 던져진 뒤 고난의 여정을 거쳐 한국이라는 안식처에 안긴 이들이 탈북민이라는 얘기다.
소설집 ‘푸른 낙엽’은 탈북민들이 목숨을 건 사투 끝에 한국 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겪는 고민과 갈등을 생생하게 그린다. 북한 조선작가동맹 소속 작가로 활동하다가 2000년대에 탈북한 김유정은 북한에 남은 가족이 감당해야 하는 위험 때문에 실명과 과거 행적을 숨긴 채 살아가지만, ‘청춘 연가’ ‘인간 모독소’ 같은 소설을 통해 꾸준히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푸른 낙엽’에 실린 9편의 단편은 탈북을 감행할 수밖에 없는 북한의 처참한 실상(‘평양 손님’·‘사생아)부터 탈북 과정의 지난한 고통(‘정 선생, 쏘리’·‘푸른 낙엽’·‘붉은 낙인’), 탈북 후 한국이라는 새로운 사회에 녹아드는 인물들의 분투(‘자유인’·‘밥’)까지 아우른다. 김유경의 인물들은 낯선 곳에서 원치 않는 결혼 생활을 하다가 몰래 도망치기도 하고(‘장첸 씨 아내’), 인신매매로 참담한 일을 당하기도 하지만(‘정 선생, 쏘리’) 끝내 생존을 향한 의지와 희망을 놓지 않는다. "북한에서의 그 어떤 요란한 삶도 보람되거나 영예로울 수 없지요. 단지 고급 노예에 불과하니까요"라고 말하는 단편 ‘자유인’ 속 한 인물은 자유를 갈망하며 모험을 감행한 모든 탈북민을 대변한다.
김유경은 ‘작가의 말’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탈북민의 사랑과 자유에 대한 각성은 남다르다. 한반도의 절반 땅에나마 자유롭고 선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회가 존재한다는 것은 한민족의 커다란 행운"이라며 "그 경이로움이 짝사랑이 아니기를 소망한다"고 적었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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