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기 주담대 제한 직전 5대 은행 가계대출 1조6000억 증가
주요 은행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대상 연령을 제한하고 한도도 낮추려고 하자 지난 일주일간 주택담보대출이 1조6000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의 77%에 해당한다.
금융당국은 전 금융권의 올 8월 가계대출 증가분이 전월보다 크면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계대출을 늘리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현장 점검도 최초로 실시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8월25일부터 31일까지 5영업일 동안 513조3716억원에서 514조9997억원으로 1조6281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분 2조1122억원의 대부분이 월말에 몰린 것이다.
일부 은행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판매를 종료하거나 연령과 한도를 제한하기로 하면서 대출이 막히기 전에 최대한 돈을 빌린 차주(대출을 받은 사람)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이 최근 바닥을 쳤다고 보는데다 고물가로 향후 분양되는 주택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까지 더 해지면서 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는 지난달 10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지난 7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5조4000억원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꼽았다. 초장기 대출 상품이 매년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가 연봉의 40%(비은행권 50%)를 넘지 않아야 하는 차주별 총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농협은행은 지난 7월5일에 출시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8월 말까지만 판매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25~31일 5영업일에만 5082억원 늘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5일 신청분부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가입 대상 차주를 만 34세 이하로 제한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50년 주택담보대출의 DSR 산정 시 만기를 40년으로 바꾸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 금융권의 8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7월(5조4000억원)보다 큰 것으로 집계되면 추가 대책을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0조8120억원으로 7월 말(679조2208억원)보다 1조5912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폭은 2021년 11월 이후 가장 컸다.
금융위가 이번 달에 발표하는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도 4월부터 계속된 증가세가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늘린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현장 점검에 나선다. 오는 4일부터 7일까지 카카오뱅크를, 11일부터 14일까지 케이뱅크를 각각 점검한다. 토스뱅크는 아직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아 대상에서 빠졌다.
금감원의 인터넷은행 가계대출 현장점검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비대면으로 하는 여신 심사와 리스크 관리가 규정에 맞게 되고 있는지, 평가 서류 심사시스템이 적절한지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3조2960억원에서 6월 말 17조3220억원으로 4조260억원(30.3%) 늘어났다. 케이뱅크도 같은 기간 2조2930억원에서 3조7000억원으로 1조4070억원(6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조7408억원 줄었다.
카카오뱅크는 50년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연령을 제한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부터는 주택담보대출 이용 차주를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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