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트트릭의 해트트릭' SON 시작으로 괴물 FW·19세 신성까지..28년 만 대기록
[OSEN=고성환 기자] 28년 만에 또 하나의 역사가 탄생했다. 손흥민(31, 토트넘)을 시작으로 세 명의 골잡이가 나란히 해트트릭을 쏘아 올렸다.
토트넘은 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번리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23-2024 프리미어리그(PL) 4라운드에서 번리에 5-2 역전승을 거뒀다. 리그 3연승을 질주한 토트넘은 승점 10점(3승 1무)으로 2위까지 점프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평소와 달리 손흥민에게 최전방 원톱 역할을 맡겼다. 그간 중앙 공격수로 나섰던 히샬리송은 부진 끝에 벤치로 내려갔다. 그는 올 시즌 토트넘이 치른 4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지만, 해리 케인의 빈자리를 전혀 메우지 못했다.
손흥민을 택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결단은 100% 정답이었다. 손흥민은 팀이 0-1로 끌려가던 전반 16분 마노르 솔로몬의 전진 패스를 받은 뒤 감각적인 오른발 칩샷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토트넘 주장으로서 기록한 첫 골이자 시즌 마수걸이 골이었다.
쇼는 이제 시작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18분 다시 한번 솔로몬의 패스를 받아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고, 3분 뒤에는 뒷공간을 파고든 뒤 예리한 왼발 슈팅으로 골키퍼를 뚫어냈다. 올 시즌 첫 해트트릭이자 지난해 9월 17일 레스터 시티전 이후 약 1년 만의 해트트릭이었다.
이로써 손흥민은 PL 통산 106골 고지를 밟으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03골), 디디에 드록바(104골)를 모두 제쳤고, 토트넘 선배 대런 벤트와 함께 최다 득점 공동 30위에 올랐다. 이제 다음 목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폴 스콜스(107골)다.
이날 해트트릭의 기쁨을 만끽한 이는 손흥민만이 아니었다.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23, 맨체스터 시티)과 떠오르는 신성 에반 퍼거슨(19, 브라이튼)도 각자 세 번이나 득점포를 쏘아 올렸다.
홀란은 풀럼을 상대로 폭발했다. 그는 팀이 2-1로 앞서고 있던 후반 13분 골 맛을 봤고, 후반 24분에는 페널티킥으로 한 골 추가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문 구석을 가르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맨시티도 홀란의 활약에 힘입어 5-1 대승을 챙겼다.
이로써 홀란은 PL 통산 39경기 만에 5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동시에 42골 9도움을 마크하며 PL 역대 최단기간 공격 포인트 50개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10대 유망주 퍼거슨도 해트트릭을 신고했다. 그는 전반 27분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 20분과 후반 25분에도 뉴캐슬 골망을 흔들었다. 퍼거슨의 프로 무대 첫 해트트릭이었다. 그 덕분에 브라이튼은 홈팬들 앞에서 3-1 완승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PL에서 같은 날 해트트릭이 세 차례나 나온 것은 28년 만의 일이다.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는 "지금껏 PL에서 하루에 세 명의 선수가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딱 두 번밖에 없다. 지난 1995년 9월 로비 파울러, 앨런 시어러, 토니 예보아 그리고 2023년 9월 손흥민, 엘링 홀란, 에반 퍼거슨이다. 해트트릭의 해트트릭"이라고 전했다.
영국 '더 윌 뉴스'는 "PL의 특별한 날이다. 세 명의 뛰어난 선수, 홀란과 손흥민 그리고 퍼거슨이 각자 경기에서 화려한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축구 역사를 썼다. 놀라운 업적"이라며 "한국의 거장 손흥민은 침착한 득점을 터트리며 토트넘의 첫 골과 마지막 골을 모두 책임졌다"라고 주목했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을 칭찬했다. 그는 "쏘니는 훌륭했다. 그는 뛰어난 리더다. 훈련에서도 매일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는 오늘 우리의 압박을 이끌었고,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그의 활약에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해트트릭보단 승점 3점에 집중했다. 그는 "선수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분명 우리 선수들은 차이를 만들었다"라며 "3골 모두 내가 득점하기는 했지만, 근본적으로 팀 골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나온 5골이 모두 훌륭했다. 해트트릭이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 팀이 승점 3점을 가져온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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