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대표 기업 반도체 부진 심화에 철강·정유도 역성장...車 선방
올해 상반기 한국의 삼성전자, 미국의 인텔 등 반도체 주요기업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30%대 감소하는 등 반도체 실적 부진이 심화한 가운데 경기 불황 여파로 정유, 철강 업종 매출도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한·미·일 대표기업 44사의 경영실적 변화를 분석한 ‘한·미·일 업종별 대표기업 경영실적’ 보고서를 3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분석 업종은 자동차, 유통, 반도체, 제약·바이오, 철강, 정유, 통신, 인터넷서비스다. 업종별 대표기업은 포춘지의 2022년 국가별 상위 기업과 각국 업종별 상장회사 매출 상위기업을 참고해 선정했다. 한국과 미국은 8개 업종별 2개 기업씩 각 16사를 선정했고, 일본 기업은 반도체, 인터넷서비스 업종 제외 6개 업종에서 12사를 선정했다. 업종별 평균은 산술평균을 적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업종 종 반도체, 정유, 철강 업종은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한 반면, 자동차와 인터넷서비스 업종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한․미 반도체 대표기업(4개사)의 평균 전년대비 매출액증가율은 2022년 2.7%로 2021년(22.3%)에 비해 크게 감소했는데, 2023년 상반기에는 –29.7%로 부진이 더욱 심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 –20.2%, SK하이닉스 –52.3%, 인텔 –26.8%, 퀄컴 –19.8% 등 주요 기업 4사 모두 많이 감소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에 따라 관련 매출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가 상대적으로 부진 폭이 컸다.
정유(-8.8%), 철강(-6.2%) 업종 대표기업들은 평균 매출액이 역성장했고 유통, 제약·바이오 업종은 역성장은 피했지만 매출액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코로나 상황이 끝나가면서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를 판매했던 화이자의 매출이 올해 상반기에 전년 대비 41.9%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반면, 자동차와 인터넷서비스 업종은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자동차 대표기업 평균 매출액은 19.6%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7.9%를 기록했다. 네이버, 카카오, 알파벳(구글), 메타(페이스북)가 포함된 인터넷서비스업도 매출액과 영업이익률 각각 평균 10.3%, 18.8% 늘었다.
국가별 경영실적으로는, 상반기 대표기업 평균 매출액증가율은 일본(7.4%), 우리나라(4.3%), 미국(-5.5%) 순으로, 평균 영업이익률은 미국(13.7%), 우리나라(9.8%), 일본(6.3%)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작년 매출액 증가율은 3국 중 가장 높았으나, 올해는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률 모두 중간을 차지했다.
경총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은 “업황에 따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우리 주력업종인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업종에서는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이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좋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금리, 글로벌 공급망 재편 이슈 등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저성장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우리 기업의 실적 개선을 위해 투자·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수출 지원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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