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노예로 부리려 일본이 한글 보급" 유튜버 주장에 `발칵`

일본이 한국인에게 한글을 보급했다는 주장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유튜버. ['용호수' 유튜브 채널 캡처]

일본의 뉴스서비스 업체 AFPBB의 기사를 통해 야후 재팬에 올라온 한국인 유튜버 '영찬우'의 한글 비하 관련 발언. [야후 재팬 캡처]

구독자 20만명을 보유한 국내의 유튜버가 온라인에 올린, 일본이 한국인을 노예로 부리기 위해 한글을 보급했다는 취지의 '한글 비하' 발언이 공개돼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일본의 뉴스서비스 업체가 3일 이 주장에 대해 보도했고, 야후재팬에도 소개돼 또다른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기사에는 용씨의 주장에 동조해 한글을 비하하거나 한국을 조롱하는 내용의 댓글이 수백개 달렸다.

지난달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제가 우리나라에 한글을 보급했다는 20만 유튜버'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글과 사진에는 유튜브 채널 '용호수'를 운영하는 유튜버 용찬우(32)가 지난 2021년 10월에 올린 영상 사진이 포함됐다.

영상에서 용찬우는 "일본이 1920년대에 앞장서서 우리 국민에게 한글을 보급했다. 노예로 사용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으로 한글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 좋은 거면 일본이 한자 대신 한글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글에 대해 "조선의 왕이었던 세종이 만든 발음기호"라며 "한글은 우리의 언어가 아니다. 한글을 우리의 언어라고 표현하게 되면 우리 나라 사람은 세종 이전에는 글자도 없던 미개 민족이 된다"고 했다.

이어 "세종이 한글을 만들 때 '어린 백성을 위해 만들었다'고 했다. 어리다는 멍청하다는 뜻이다. 멍청한 백성을 위해 만든거다"라며 "멍청하게 살고 싶으면 한글만 이용하고 사시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훈민정음이 소프트웨어로 깔려있으면 가치 있는 사고가 대단히 힘들어진다. '도스' 깔린 PC에서 영상 편집을 할 수 없는 것과 똑같다"면서 "한국어로 가치 있는 것을 생산해 내려면 선조들이 사용하던 한문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모든 유의미한 연구 성과들이 영어로 번역되어서 나오고 그 학문들이 발전되어 온 베이스(기준)가 영미 문학권"이라면서 "전 세계의 석학들과 전문가가 만든 가치 있는 정보를 얻으려면 영어를 반드시 해야 한다. 뒷골목에서 하는 힙합 영어가 아닌 고급 어휘를 말하는 것이다"라고 영어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일본의 뉴스서비스 업체 AFPBB가 "일제강점기 한글 보급에 앞장선 것은 일본"이라는 용씨의 발언을 보도했다. 또한 이 기사는 일본인들의 주요 인터넷 뉴스 소비처인 야후뉴스에 "유튜브 채널 '용호수' 운영자 용찬우 씨의 과거 문제 발언을 지적한 영상이 지난달 27일 '일제가 한글을 보급했다는 20만 유튜버'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이 기사에는 이날 낮 12시 현재 670여건의 댓글이 달렸다. 한 네티즌은 "일제가 병합할 무렵 복잡한 일본어를 이해하지 못한 조선인들에게 외우기 쉬운 언어를 가르쳤을 뿐"이라며 "일본이 통치한 대만에서는 고도의 중국어가 보급돼 있어서 호기심이 왕성한 대만인들은 일본어에 관심을 갖고 가르치지 않아도 잘 배워갔다"고 조롱성 글을 올렸다.

또다른 네티즌은 "감사하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일본이 병합하지 않았다면 (한국은) 중국이나 러시아의 속국이 됐을 것", "(한국이) 지금의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당시의 일본이 있었기 때문" 등의 내용도 있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