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혁신의 조류에서 찾는 '합리적 어리석음'(sensible foolishness)
최병철 교수는 현재 한국외국어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창업지원단을 이끌고 있다. 뉴욕주 렌슬리어 공과대에서 경영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주요 연구 분야는 기업벤처링, 기술경영, 혁신전략이다. 학부 때 기계공학을, 석사 때 산업공학을 전공하였으며, 공학과 경영학 지식을 접목하여 기술기업의 신사업 전략 및 창업생태계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 및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외대에서는 연구업적으로 조교수 재임 시 조기정년을 보장받았으며, 현재 아산나눔재단 AER지식연구소 공동소장을 맡고 있다. 한국벤처창업학회 총무이사, 기업가정신학회 상임이사, 중소기업학회 편집위원 등 벤처 및 창업학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혁신이라는 바다에는 오늘도 새로운 꿈을 안고 출항하는 수많은 스타트업들로 가득하지만, 안타깝게도 혁신의 바다는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여유롭게 모히토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몰디브의 에메랄드빛 투명한 바다가 아니라, 어두운 빛의 흑해에 가깝다. 이러한 어둠의 바다를 건너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조류의 흐름에 따라 항해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혁신에도 흐름이 존재할까? 언뜻 보면 혁신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분방한 정신의 산물 같지만, 혁신의 흐름에도 방향성은 존재한다. 과거부터 혁신의 방향은 본질적으로 인간을 다양한 제약에서 해방시켜 주는 방향으로 흘러왔다.
1차 산업혁명: 육체의 제약에서 해방
이러한 혁신의 연쇄작용은 인류의 생활방식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그렇다면 '혁명적'으로 느껴지는 변화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증기기관으로 인해 진행된 도구의 기계화가 수만 년간 인류의 발전을 제한해 왔던 '육체의 제약'에서 인간을 해방시켰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쉬지 않고 움직이는 방직기와 수십 톤에 이르는 증기기관차가 수백 킬로를 움직이는 것은 인간에게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순전히 육체의 한계이다. 이는 그 어떤 인간의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1차 산업혁명 당시 막대한 부를 쌓은 이들은 새로운 동력원이 가져다주는 본질적인 속성을 꿰뚫고, 이를 미리 준비했던, 면공업자, 수송업자, 그리고 면공업의 원료를 공급하는 양모업자들이었다.
2차 산업혁명: 공간의 제약에서 해방
전기는 세탁기와 냉장고를 비롯한 가전제품에도 널리 사용되었고, 공장과 전차의 동력원으로 그 위상을 확고히 하였다. 1차 산업혁명이 '증기의 시대'였다면 제2차 산업혁명은 '전기의 시대'에 해당했다. 1900년에 증기와 전기가 동력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0%와 5%였지만, 불과 20년 후에는 15%와 75%로 그 비율이 역전되었다.
그렇다면 패러데이, 에디슨, 테슬라에 의해 꽃을 피운 전기에너지는 인간을 어떠한 제약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었을까? 그것은 바로 공간의 제약이다. 송신과 저장이 가능한 에너지원이라는 점에서 전기는 인간을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었다. 더 이상 공장부지를 탄광 근처로 한정하거나, 세탁기를 가동하기 위해 석탄 자루를 쌓아놓는 상상 따위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공간을 뛰어넘는 에너지원의 본질을 꿰뚫은 이들은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고, 다양한 전자기계 제품을 쏟아내며 막대한 부를 축적하였다.
3차 산업혁명: 시간의 제약에서 해방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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