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핸드백 폴더블폰·115인치 TV...중국 업체들 IFA 뒤덮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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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23'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존재감을 뽐낸 건 중국 업체들이었다.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는 개막 연설을 맡아 특이한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모델을 소개했고 규모가 작은 업체들도 저마다 신제품을 공개했다.
여러 중국 업체들이 IFA 2023을 겨냥해 인상적인 신제품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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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 지갑 콘셉트 폴더블 폰 공개
MWC·게임스컴 이어 유럽 시장서 존재감 과시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23'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존재감을 뽐낸 건 중국 업체들이었다.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는 개막 연설을 맡아 특이한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모델을 소개했고 규모가 작은 업체들도 저마다 신제품을 공개했다. 북미 시장 진출이 외교 관계 등으로 제약을 받으면서 중국 업체들도 IFA와 같은 유럽 무대의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스마트폰도 패션" 지갑 같은 폴더블폰 꺼낸 아너
아너는 이날 IFA 2023에서 조지 자오 최고경영자(CEO)의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지갑 콘셉트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너 V 퍼스(Purse·지갑)'를 처음 공개했다. 특징은 두 가지다. ①외부에 보석 등으로 디자인된 줄을 매달아 스마트폰에 걸고 핸드백처럼 들고 다닐 수 있게 돼 있다. ②디스플레이 면을 접는 내부가 아닌 외부에 두는 아웃폴딩 방식을 채택해 항상 켜져 있는 외부 화면에 나타나는 핸드백 디자인을 원하는 대로 다채롭게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아너가 마련한 전시장에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여성 모델들이 이 휴대폰을 들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아너 관계자는 "핸드백을 새로 사는 대신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에 뜬 디자인만 바꾸는 것으로 새로운 패션에 대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며 새 스마트폰이 '잇템'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접었을 때 두께가 9㎜ 미만으로 시중의 최고급 폴더블 바 휴대폰보다 얇다"고 기술력도 자랑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아직 콘셉트에 가까워 보인다. 실제 제품을 만져볼 수는 없었고 출시 시점이나 가격도 미정이다. 안정성에도 의문이 나온다. 제품을 지켜본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과거 초기 폴더블폰 디자인을 외부 디스플레이로 했다가 내부로 바꾼 적이 있다"면서 "외부 디스플레이가 긁힘 등에 취약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중국이 글로벌 시장에 제품 보일 유일한 출구"
여러 중국 업체들이 IFA 2023을 겨냥해 인상적인 신제품을 냈다. 프로젝터 전문 기업인 엑스지미는 홈 시어터 용도의 플래그십 프로젝터 '호라이즌 울트라'를 알렸다. 엑스지미는 "세계 최초로 4K 화질에 돌비 비전 이미징 기술을 채택했고 화면 처리 지연 속도가 낮고 주사율이 60헤르츠(보이는 초당 화면 수 60개)라 게이머에게도 최적의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컴퓨터 하드웨어 제조사 레노버는 게임용 제품 브랜드 '리전'에 포함된 새 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특히 눈길을 끈 제품은 핸드헬드 PC '리전 고'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기반의 소형 PC지만 패드처럼 손에 들고 게임을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최근 미국 밸브사가 내놓은 '스팀 덱'이나 대만 에이수스의 '로그 엘라이' 등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와 맞서고 있는 하이센스와 TCL, 하이얼 등 중국 가전업체도 거대한 부스를 차리고 존재감을 드러냈다. TCL이 115인치 TV를 공개한 것을 비롯해 다양한 TV와 콘셉트 제품을 소개하며 유럽 시장에 적극 어필했다. 유럽에선 초대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적다는 판단 등으로 인해 TV 제품 자체를 비교적 덜 부각한 삼성·LG와 대조적이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IFA 2023에 등장한 2,059개 업체 중 절반 이상은 중국 업체다.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박람회 'MWC 2023'이나 8월 말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쇼 '게임스컴 2023'에 이어 IFA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 전시회를 적극 공략하는 흐름이 보인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중국 회사들이 CES 등 미국에서 열리는 전시회 진출이 어려워지면서 세계를 향해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유일한 출구가 유럽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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