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군 검사와 해병대 수사관 통화·문자는 사실…개인적으로 판례 제공”

유새슬 기자 2023. 9. 3. 11: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법적검토 제한된다고 명확히 설명”
“경찰 이첩 후 개인적 연락 나눈 것…군 검사도 유감”
채 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항명 등의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일 오전 구인영장이 집행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서울 용산구 군사법원으로 구인되고 있다. 연합뉴스

해군은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과 관련해 해군 검사와 해병대 수사관이 문자와 통화를 나눈 것은 사실이라고 3일 밝혔다. 군 검사가 개인적인 차원에서 관련 판례를 전달한 것일 뿐 해군 검찰단이 개입된 공식적인 법리 검토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해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군 검사가 해병대 수사관과 개인적으로 문자메시지와 통화를 통해 판례를 전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해군 검찰단이 개입된 것은 아니다. 해당 군 검사는 자신의 통화 음성이 공개된 것에 대해 상당한 유감을 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보에 따르면 해병대수사단 뿐 아니라 군 검찰(해군 검찰단) 역시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죄가 성립한다는 구체적 검토·판단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장도영 해군 서울공보팀장은 “(해병대 수사단의 요청에 군 검사는) 법적 검토가 제한된다고 명확히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센터는 지난달 31일 군 검사와 해병대 수사관의 지난달 2일과 3일 통화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군 검사가 추가적으로 판례를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다. 통화에서 해병대 수사관은 “검토해주셨던 판례를 저희도 영향을 받아서 좀 더 보강하고자 한다”고 했고 군 검사는 “판례를 6개 정도 보내드릴 텐데 카카오톡으로 보내드리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철도 선로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한 관리자의 업무상 과실치사 책임을 물은 판례 등이 포함됐다. 해군 검사는 “국방부 검찰단이 (수사기록을) 가져가게 된다면 처음부터 지금까지 조사했던 수사자료를 다 날리고 처음부터 다시 수사할 계획이 있는 건 아닌지 우려가 된다”, “사본을 떠 놓고 잘 보관해 세상에 없어지지 않게 해달라”고도 했다.

해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군 검사가 판례를 제공한 것은 “개인적인 조치”였다고 밝혔다. 그 외 통화 내용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해군은 “해병대 수사단은 8월1일 오후 해병 1사단을 관할하는 포항 주재 해군 군검사에게 (사건) 인계서에 대해 법적 검토를 요청했으나 군 검사는 해병대 수사관계관 등 다수가 있는 자리에서 공식적인 법적 검토가 제한된다고 명확히 설명했다”고 했다.

해군은 이어 “8월2일 민간경찰에 (해병대 수사단이) 조사 기록을 인계한 이후 해병대 수사관이 해당 군검사에게 관련 판례 등의 제공을 부탁해 군 검사가 개인 차원에서 문자메시지로 제공한 바 있다”며 “이는 해병대 수사관의 부탁과 전날 법적 검토 요청 거절 등에 대한 해당 군 검사의 개인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사건 기록을 인계한 뒤에 이뤄진 연락이므로, 해군 검찰단 차원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에 도움을 주는 차원으로 판례를 전달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그러면서 “해당 군 검사는 평소 업무협조 관계에 있던 수사관의 부탁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과 의견을 나눈 내용 중 일부를 본인들(해병대 수사단)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주장한 것에 대해 유감을 밝혔다”며 “관련 내용이 확산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해군은 “국방부 검찰단이 해군 검찰단에 군 검사들을 입단속시키라는 지시를 한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