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주주친화 더한 파로스아이바이오, 한달새 몸값 깜짝 반전
'주주친화 정책+엔비디아 프로그램 입성' 등에 기업가치 급등
8월 한달간 120% 이상 주가 상승…코스닥 전체 상승률 2위 기록
인공지능(AI) 신약개발사인 파로스아이바이오가 상장 한달여 만에 기업가치를 두배 이상 끌어올렸다. 이 회사의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밑돌았단 것을 감안하면 깜짝 반전이다. 불안한 출발 속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물량) 우려에 대한 시선이 짙어졌지만, 최근 헬스케어 분야 화두로 떠오른 AI를 활용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과 주주 친화정책이 맞물려 가치 평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파로스아이오바이오의 주가는 2만2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상장 첫날인 7월27일 종가 8730원 대비 153.1%의 상승률이다. 이날 주가가 10% 이상 하락하며 최근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지만, 전일 깜짝 상한가를 기록하며 전체 상승폭을 끌어올렸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케미버스'를 활용해 희귀난치성 질환 중심의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AI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한 신약의 초기 단계 기술이전과 AI플랫폼 자체를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이 기본 사업 방향성이다. 다만 우선순위는 신약 개발 성공사례를 도출해 가치를 입증하는데 있다.
회사의 핵심파이프라인은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PHI-101'이다. 현재 한국과 호주 등에서 AML 대상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미국 임상을 비롯해 글로벌 임상 2상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다. 2025년에는 조건부판매승인을 신청해 상업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AML외 재발성 난소암, 난치성 유방암, 방사선 민감제로의 활용을 위한 임상개발도 진행 중에 있다.
이밖에 현재 총 5개의 파이프라인의 개발 및 임상을 진행 중으로 PHI-101과 대장암·유방암, 흑색종 치료제인 'PHI-50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상태다. 또 다른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PHI-201'은 지난해 4월 유한양행에 기술이전 후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증시 입성 직후 주가는 기대 이하였다. 상장 첫날인 지난 7월27일 37.6% 하락한 채 장을 마감하며 공모가(1만4000원)을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신규상장일 가격제한폭이 400%로 확대된 이후 공모가보다 낮게 거래를 시작한 최초 사례라는 오명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상장 전부터 불안요소로 꼽혀온 오버행 이슈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상장 주식수의 30% 이상에 해당하는 물량이 보호예수가 1개월에 불과해 대량 매도 가능성이 제기된 탓이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이를 윤정혁 대표를 비롯한 주요주주의 자발적 주식의무보유기간 연장(1년→3년)과 자사주 추가 매입 등 주주친화 정책으로 정면돌파했다.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보장한 6개월간의 환매청구권(공모가의 90% 보장) 역시 빛을 발했다. 또 주력 파이프라인인 PHI-101의 식약처 치료목적사용을 승인과 차백신연구소와의 차세대 면역항암제 발굴 상호협력 등 파이프라인 및 플랫폼 기술가치 제고 효재도 뒤따랐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 엔비디아가 추진하는 신약 공동개발 프로그램에 회사가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며 주가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8월 한달 동안만 주가가 120% 이상 급등하며, 코스닥 전체 종목 가운데 2위에 해당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보호예수가 해제된 지난달 28일 이후에도 최근 이틀간 12.7%(8월30일), 29.9%(8월31일)에 해당하는 주가 상승폭을 이어갔다.
기업가치 평가를 저해하는 요소를 굵직한 호재들로 극복하는데 성공한 만큼, 축적한 오픈 이노베이션 연결고리와 파이프라인 개발 성과 등을 통해 객관적 가치를 평가받을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회사 역시 잔재한 오버행 이슈가 향후 리스크가 될 가능성은 적다고 공공연하게 자신감을 밝혀왔다.
문성원 파로스아이바이오 최고 재무 책임자(CFO)는 "회사에 투자한 기업 다수가 기존에 바이오기업에 투자해 상장 이후에도 오랜기간 보유했던 케이스가 많다"며 "주관사 역시 회사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해 의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환매청구권을 설정한 만큼 오버행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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