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은 중국의 일부인가?" 중국 바이두 AI 챗봇의 대답은

'중국판 챗GPT'들이 처음으로 대중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바이두의 '어니봇'이 가장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어니봇은 중국의 엄격한 검열 속에서 일부 질문에 답을 제대로 못 했습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지난달 31일 대중 서비스를 허용한 자국산 인공지능(AI) 챗봇 중 현지 최대 검색 엔진 바이두의 어니봇이 공개 첫 24시간 동안 240만 회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가장 인기를 끌었습니다.

출시 24시간 동안 '어니봇'에 쏟아진 질문은 3천342만 회라고 바이두가 소셜미디어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밝혔습니다.

그러나 중국 온라인에 올라온 대화 캡처 화면에 따르면 어니봇은 일부 질문에 답하지 못했고 어떤 경우는 공정한 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어니봇은 '타이완은 중국의 일부인가?'라는 질문에 "타이완은 중국의 신성한 영토의 일부이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대화를 중단하고 화제 변경을 제안했습니다.

또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의 창업자인 리옌훙(로빈 리), 마윈(잭 마), 마화텅(포니 마)을 거론하며 이들 중 누가 '자본가'인지를 묻자 마윈과 마화텅만 지목하고 리옌훙은 뺐습니다.

SCMP는 "'자본가'라는 말은 사회주의 중국에서 부정적 의미를 내포한다"며 "세 사람 모두 사업 초기 외국 자본을 유치했고 중국 바깥 증시에 상장됐음에도 어니봇은 자본가 질문에서 바이두의 창업자만 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같은 날 서비스를 시작한 다른 AI 챗봇인 '챗GLM'은 세 창업자에 대한 같은 질문에 "그들이 소유한 재산의 규모에 근거한 경제적 관점에서 세 사업가는 자본가"라는 좀 더 공정한 답을 내놓았다고 덧붙였습니다.

SCMP는 "어니봇이 왜 같은 질문에 다른 답을 내놓고 일부 화제에 대한 대화를 중단하는지에 대한 질의에 바이두는 즉시 답을 내놓지 않았다"며 어니봇이 지정학적 질문에도 답하기를 꺼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사용자들의 질문에 대한 이러한 불규칙성은 당국이 표현의 자유를 엄격히 제한하는 중국에서 공공 챗봇 서비스가 직면한 도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짚었습니다.

최희진 기자 chnovel@sbs.co.kr